한국경제는 '빨간불'…대책은?

입력 2011-09-02 08:02 수정 2011-09-02 08:4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근원물가 오르고 무역수지 급감…성장률 4%대 달성 가능성 점차 낮아져

한국경제의 경기하방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연초부터 4%대가 넘는 소비자물가는 이달 5%대로 급등했고 제조업 지표도 상승폭을 대폭 축소했다. 정부의 수출확대 전략에 따라 승승장구하던 무역수지는 간신히 적자를 모면했다.

유럽국가의 부도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소비 위주의 성장을 지속하던 미국이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초유의 사태 이후 경기후퇴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하반기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가 한치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희뿌연 안갯속에 접어든 형국이다.

◇세계경제 하강 한국경제에 치명적 =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3%로 지난 2008년 8월 5.6%를 기록한 이후 35개월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장기적인 물가상승 압력을 암시하는 근원물가도 작년 같은달 보다 4% 치솟으며, 지난 2009년 5월(3.9%) 이후 26개월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정부에서는 여름 우기철 잦은 비로 인한 농산물의 작황 부진과 출하작업의 차질, 추석 명절 수요가 집중된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9월에는 3%대로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부의 분석처럼 낙관적이지 않다. 농산물과 국제유가 변동가능성 등 불확실이 도사리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가 쉽사리 잡힐 가능성이 낮아보이기 때문이다.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에도 비상이 걸렸다. 8월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8억 달러로 지난달에 비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위기설이 나돌던 작년 8월 12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한국경제는 그야말로 태풍앞에 놓인 촛불처럼 위태하다. 유럽의 재정위기 확산에 따른 긴축과 미국의 더블딥 등 불확실성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받고 있다.

◇ 경제성장률 4%대 미만 떨어질수도 = 정부가 정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5%다. 하지만 대다수 경제 전문가들은 4.5% 달성은 정부의 장밋빛 전망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며 4% 초반도 깨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부도 4.5% 달성 가능성에 자신없는 눈치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도 한국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이를 방증한다. 시장에서는 박 장관의 이같은 발언을 경제성장률을 하향 수정하려는 정부의 신호로 해석했다.

심지어 비관론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저성장ㆍ고물가로 상상조차 하기 싫은 스테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다. 아직까지 스테그플레이션이라는 또렷한 증거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흘러간다는 사실 만큼은 확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은 1사분기 2.5%에서 2사분기 1.7%를 기록하며 성장세가 꺽였고, 미국 역시 2분기 경제성장률이 1%에 그친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정부의 대응은 복잡해졌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위해서는 금리인상 등 긴축강도를 높여야 하지만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경제 악화로 하방위험을 키울 수 있어 고민이다. 그렇다고 지표 악화를 선방어 하기 위해 부양책을 쓰기에는 물가가 너무 높다. 자칫 비관론자들이 말하는 스테그플레이션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내뱉는 것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긴축강도를 높여야 하지만 경기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정부의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의 세계경제와 한국경제 상황에 비춰볼때 우리 정부의 악재 대응 방정식이 복잡다단해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아직까지 한국경제가 견고한 만큼 물가를 최우선에 두고 세계 경제 불확실성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즉, 일단 긴축강도 기조는 유지하되 유연성을 두고 세계 경제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처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의 악재가 전세계에 경기위축이라는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한국경제는 견고한 수준이다”며 “글로벌 경기가 더블딥으로 빠지지 않는 이상 현재의 정책기조를 유지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생일 축하해” 루이바오·후이바오의 판생 1년 [해시태그]
  • '풋살'도 '요리'도 재밌다면 일단 도전…Z세대는 '취미 전성시대' [Z탐사대]
  • "포카 사면 화장품 덤으로 준대"…오픈런까지 부르는 '변우석 활용법' [솔드아웃]
  • 꺾이지 않는 가계 빚, 7월 나흘새 2.2조 '껑충'
  • '별들의 잔치' KBO 올스타전 장식한 대기록…오승환ㆍ김현수ㆍ최형우 '반짝'
  • “나의 계절이 왔다” 연고점 새로 쓰는 코스피, 서머랠리 물 만난다
  • ‘여기 카페야, 퍼퓸숍이야”... MZ 인기 ‘산타마리아노벨라’ 협업 카페 [가보니]
  • 시총 14.8조 증발 네카오…‘코스피 훈풍’에도 회복 먼 길
  • 오늘의 상승종목

  • 07.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1,016,000
    • +0.44%
    • 이더리움
    • 4,247,000
    • -1.07%
    • 비트코인 캐시
    • 464,700
    • -0.47%
    • 리플
    • 618
    • -0.16%
    • 솔라나
    • 196,100
    • +0.31%
    • 에이다
    • 517
    • +2.17%
    • 이오스
    • 731
    • +4.43%
    • 트론
    • 184
    • +0.55%
    • 스텔라루멘
    • 127
    • +2.42%
    • 비트코인에스브이
    • 51,050
    • +0%
    • 체인링크
    • 17,980
    • +0.78%
    • 샌드박스
    • 422
    • +3.4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