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서 일본만 金 매도 열풍…‘왜?’

입력 2011-08-22 16:17 수정 2011-08-2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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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보다는 단기 투자상품 취급

전세계적으로 금 매입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일본인들은 오히려 금을 팔아 치우는 이색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다나카귀금속그룹과 도쿠리키혼텐같은 일본 최대 귀금속 업체에는 연일 금을 팔려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세계적 경기 침체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고조되면서 투자펀드·중앙은행·개인 등 전 세계 투자가들이 일제히 금 매입에 나서는 가운데 일본인들만 역행하는 모습이다.

다나카귀금속은 “차익을 실현한 금 투자가들이 조금이라고 비싼 값에 되팔고자 환율과 금 값 동향을 알아보기 위해 매장을 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가 불안해지면 헤지수단으로 금을 보유하려는 의식이 강해지기 마련인데, 일본인들은 금을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상품으로서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 값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온스당 1881.4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 내 금 소매가격은 지난 20일 현재 g당 4800엔대로, 연초 대비 30% 상승했고, 3년 전에 비하면 50% 뛰었다.

다나카귀금속 관계자는 “몇 년 전에 금을 산 사람이 차익을 챙기고 팔러 나온 경우가 많다”며 “특히 소매가격이 g당 3500엔, 4000엔 등 민감한 수치를 넘어서면 금을 갖고 오는 사람은 더 늘어난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이처럼 금 값 변동이 심해지면 고객이 매장으로 몰려드는 경향은 금 수입이 자유화된 1970년대부터 계속되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1979년말 옛 소련군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계기로 금의 소매가격은 g당 6400엔대로 상승, 그 과정에서 금 투자 붐이 일어났다.

붐은 가격 급락으로 끝나기 마련이지만 1981년 가을 금 값이 3000엔대로 하락하자 저가 매수세가 다시 유입되면서 금 값은 다시 반등했다. 다음 해 가을, 멕시코 금융 위기를 계기로 금 값이 4000엔대까지 급반등하자 이번에는 차익을 실현한 투자가들이 금 매장으로 밀고 들어서면서 금 값 하락 현상이 재현됐다.

일본인들이 금 값 변동과 관계없이 금 매입 열풍을 일으킨 적도 있다. 2002년 4월 페이오프제도가 일시적으로 폐지되기 직전이다.

페이오프제도는 금융기관이 파산할 경우 예금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일본 예금보험기구가 원금 1000만엔과 그 이자를 한도로 예금을 되돌려 주는 것을 말한다.

일본에서는 1997년의 홋카이도다쿠쇼쿠은행, 1998년 일본 장기신용은행 등의 파산 직후 페이오프제도가 일시 폐지, 예금을 떼일 것을 우려한 투자가들이 금 매입에 나서면서 금 값은 급격히 뛰었다.

그러나 신문은 투자자들이 장기 침체에 빠져든 경제 현실은 망각하고 금 값 변동에만 관심을 갖는 것은 위험이 따른다고 우려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의 기관투자가와 개인들이 금 매수에 몰리는 것은 통화인 달러나 유로, 주식 가치가 향후 손상될 것이라는 리스크를 감지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의 부채가 2010년도말 현재 862조엔에 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부채는 주요국 중 최악으로 불어났다.

이런 가운데 눈앞의 시세 차익만 보고 안전자산을 소홀히 할 경우 화근을 남기게 될 수도 있다고 신문은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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