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미국발 금융위기에 '정중동(靜中動)'

입력 2011-08-10 11:08 수정 2011-08-1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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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차분히 지켜보겠다".. 다양한 상황에 따른 대응책 마련도 분주

재계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룹 총수들도 직접 계열사 사장단에 직접 보고를 받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삼성은 10일 오전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회의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 후 ‘조급히 대응하기 보다 평상심을 갖고 지켜본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대해 일단 예의주시 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앞으로 나타날 여러 가능성에 대해 비상계획 마련에도 분주한 모습이다.

이날 사장단 회의에서는 서거원 한국양국협회 전무(전 국가대표 감독)을 초청, ‘(한국 양궁의) 글로벌 1위 제패와 수성의 비결’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서 전무는 강의에서 “상황을 탓하지 말라. 상황은 항상 자기에게 호의적인 때가 없다”며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라”고 강조했다.

최근 글로벌 상황이 이와 비슷하다. 미국과 유럽 등 외부 요인이 국내에도 큰 파장을 미치고 있는 것. 이같은 상황에 굴하지 말고 경쟁력을 키워 나가면 1위를 지킬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인용 부사장은 “사장들이 강의를 듣는 내내 이렇게 몰입한 것을 본 적이 없었다”며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고 전했다.

그만큼 최근 국내외 경제상황이 심각하다는 반증이다.

실제로 이건희 회장은 지난 9일 평소보다 30분~1시간 이른 오전 7시45분쯤 서초 사옥으로 출근, 김순택 미래전략실장(부회장)으로 부터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이후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과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 등 금융 계열사 사장단에게서 현안 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사장단은 이 회장에게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금융시장 동향과 전망 등에 대해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회장은 미국 경제 위기가 곧 바로 삼성전자에서부터 모든 계열사에 이르기까지 파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룹 전체에 미칠 영향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도 이날 오전 7시 사장단 비상대책회의에 참석, 대응책을 논의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오전 8시30분 그룹 임원 7명과 함께 정례 부문장 회의를 했다. 정 회장은 “사태가 심각해지면 시중 유동성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을 비롯한 글로벌 위기에서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리먼 쇼크 이후 또 다시 글로벌 경기 침체, 이른바 ‘더블딥’이다.

미국과 유럽의 더블딥으로 인해 경기침체와 환율하락의 이중고를 맞을 위험이 크기 때문. 수출 위주의 대기업들은 환율이 하락하면 수익성 확보가 힘들어 진다. 환율하락 보다 더 큰 문제는 불안정한 환율이다. 환율 예측이 가능하면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 할 수 있지만 ‘널뛰기’환율 앞에선 이마저도 무용지물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북미와 유럽 시장 수출 비중이 높아 우려감이 높다. 두 회사는 앞으로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시장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 확보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며 위기 이후 판도 변화에 대비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6000만대, 피처폰 3억대 판매라는 연초 목표를 고수하면서 갤럭시S 2의 판매 확대로 상황을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TV 시장에서도 올해 2억2000만대의 TV를 전세계 시장에 팔아 1위 자리를 수성한다는 각오다. 가격이 바닥세인 반도체 분야는 20나노급 등 미세공정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액정표시장치(LCD)와 TV시장에서는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비중을 높여나간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계 경제 상황을 수시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북미와 유럽의 소비심리 위축이 염려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옵티머스3D, LTE폰 그리고 중저가폰 라인업 확대에 따른 스마트폰 판매 확대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TV 시장에선 FPR 방식 3D TV 판매 확대를 통해 선두권 진입에 성공한다는 입장이다.

현대·기아차는 생산설비 증대를 통한 양적 성장보다 지속적으로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고연비차를 개발하고 모듈화와 플랫폼 통합을 가속화해 원가 경쟁력을 높여 난국을 돌파한다는 것. 자동차 판매 때도 인센티브 확대보다 구입 후 보장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 수익성을 높일 예정이다.

원자재 가격과 환율 변동에 민감한 철강업계는 원가절감에 집중키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해외로부터 원료를 수입하는데다 제품의 수출 비중도 큰 만큼 전 계열사가 뼈를 깎는 노력으로 원가절감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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