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뱅크의 첫 결실. 상조예적금 첫날 933좌” 지난 2일 기업은행 을지로 본점 전광판에 내걸린 글귀다. 기업은행이 신상품 아이디어 공모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첫 작품인 상조 예적금이 7일새 6000여좌를 돌파한 것.
14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지난 1일 출시한 ‘IBK 상조예적금’ 상품이 지난 10일까지 5818좌를 기록했다. 하루 평균 신규가입이 900여좌에 달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수시입출금식 상품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평가했다.
상조 예적금은 상조금을 은행에서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상품이다. 목돈이 들어가는 상조서비스에 대한 안정장치가 부족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기업은행은 아이디어 공모를 통한 첫 상품의 성과에 대해 고무된 분위기다. 조준희 기업은행장이 추진한 ‘히트상품 발굴’이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의 참여를 통한 동기부여와 애사심 증가도 긍정적인 효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이 상품은 업무지원부의 한 직원이 제안했다. 사내 혁신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M등급을 받았다. 이번 공모전에 제안된 아이디어는 S부터, M·A·R·T등급 순으로 분류했다. 1위에 해당하는 S등급을 받은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 개선 아이디어보다 상품화가 쉽다는 판단에 먼저 출시됐다. S등급을 받은 아이디어는 7월 중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미래기획실은 아이디어의 현실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미래기획실은 사내에서 공모한 아이디어 평가를 총괄하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접수된 1200건 중 1000여건의 심의를 완료했다.
첫 상품에 대한 반응이 좋자 기업은행 내부에서는 상금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좋은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인생이 바뀔만한 보상을 해주겠다”며 “아이폰 같은 히트상품은 10억원이 주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상금 액수에 대해서는 적잖아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국책은행이 10억원이란 거액의 상금을 직원에 주는 것에 대한 외부 시선이 곱지 않을 수 있다. 조 행장이 밝힌 10억원에 대해서도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 또한 아이디어 공모 경쟁이 과열할 수 있는 점도 염려스럽다. 자칫 동기부여가 되레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수익 기여나 기업 이미지 개선 등 다양한 항목을 일년 동안 평가해 최종 우승자를 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