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행복한 은퇴생활 스타일

입력 2011-05-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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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재룡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소장

은퇴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텔레비전 드라마에 종종 등장하는 은퇴 아버지의 모습은 밥 한 끼 스스로 챙겨먹지 못하는 가부장적이거나 부인만 쫓아다니며 구박 당하는 불쌍한 모습 등이 많다. 이는 은퇴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와 달리 외국에서는 은퇴가 일생동안 꿈꾸며 기다리는 멋진 시간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우리보다 고령화가 앞선 미국 일본에서는 은퇴 후 생활 스타일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뤄져 있다. 이 중에서 몇 년 전 미국의 노후 전문가가 조사한 4가지 은퇴생활 스타일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과거 시골이나 휴양지에서 은퇴생활을 즐기던 문화가 최근 들어서는 크게 변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은퇴생활 스타일이 △나이를 잊은 탐험가형, △편안하게 즐기는 전통적인 은퇴생활형, △매일 안절 부절하면서 살아가는 근심형, △질병으로 시달리는 환자형 등 4가지로 나눠지며 이에 대한 실태조사를 했다.

첫 번째 탐험가형은 기업가형이라고도 하는데 전체 은퇴자의 27%를 차지했다. 이들은 은퇴생활을 제2의 황금기로 생각하면서 창업 사회활동 자원봉사를 마다하지 않는다. 순자산 규모는 평균 5억원 정도이며 매년 연금으로 7000만원을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두 번째 전통적인 은퇴생활형은 휴양지에서 생활하며 여행과 취미생활을 즐기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전체의 19%를 차지하며 사회활동이나 자기계발에는 관심이 없는 계층이다.

세 번째 근심형은 은퇴자의 22%를 차지하는데 비교적 적은 재산이나 연금소득으로 현재 생활에 초점을 두고 그다지 보람을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는 유형이다. 하지만 연금제도가 잘 발달돼 있기 때문에 이들의 연금소득은 연간 4000만원, 순자산 규모는 2억5000만원 정도나 됐다. 네 번째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형은 전체의 32%에 달한다. 가장 자산 규모가 적고 미래에 대한 흥미나 생활 만족도가 낮은 유형이다.

우리나라의 은퇴자들을 이런 4가지로 분류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궁금해진다. 현재의 환경 등을 감안할 때 근심형이 과반수를 차지할까 염려스럽다. 이보다는 적극적으로 은퇴의 삶을 살아가는 탐험가형이 가장 많고 나머지 3가지 유형은 가능한 한 적은 비중을 차지하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행복학에서는 행복해지려면 행복할 수 있는 일이나 방법에 대한 지식을 많이 가져야 한다고 한다. 따라서 행복한 노후를 위해서도 은퇴 후 생활에 대한 지식을 많이 쌓아야 하며 가능하면 오랫동안 차근차근 준비해서 높은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은퇴를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좀 더 많은 지식을 쌓아가자. 그러면 멋있는 탐험가형 은퇴자들이 많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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