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3000억달러시대]넘치는 달러 換亂 문제없지만…달러 편중은 문제

입력 2011-05-03 07:09 수정 2011-05-03 10:4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2008년보다 1000억달러 ↑…국가신인도↑, 외국인투자 무역흑자로 공급과잉시대, 달러 불리기 벗어나 운용 다변화

외환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한 1997년 12월.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39억달러까지 떨어졌다. 그 후 13년4개월만에 외환보유액은 79배나 늘었다. 3000억달러 돌파로 외환위기에 흔들리지 않을 체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하지만 명이 있으면 암도 있는 법. 외환보유액의 증가는 유지 비용도 늘어났음을 뜻한다. 달러를 사들이기 위해서는 채권을 발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젠 규모의 성장이 아닌 달러 중심 탈피와 운용 방식의 다변화 등 질적 성장을 꾀할 차례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1000억달러 많아, 위기설도 극복 가능= 외환보유액은 각 나라의 중앙은행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보유한 대외지급 준비자산이다. 위기 시 꺼내쓸 수 있는 보험인 셈이다.

지난 2008년에는 이 같은 보험을 보장받지 못했다. 세계금융위기 당시 외환보유액은 일년 새 600억달러가 줄며 2000억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외국인이 자금을 회수하면서 원화가치는 급락했다. 환율 안정을 고사하고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막지 못할 수 있다는 ‘외환위기설’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3000억달러 돌파는 지난 2008~2009년에 있었던 위기설을 불식시킬 수 있는 규모로 늘어났다는 의미이다”고 평가했다.

대외지급 준비자산이 늘면서 국가신인도도 상승했다. 외환보유액의 증가는 위기 관리 능력을 보장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가신용위험을 반영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최근 100bps(1bps=0.01%) 내외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막무가내 불리기는 이젠 그만! 운용 다변화로 조달 비용 줄여야= 외환보유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무역흑자 행진, 외국인의 투자 등 수급상 달러 공급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

원화값 강세로 인한 한은의 달러매수 개입도 외환보유액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운용에서 적자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유가증권의 운용 수익이 외환보유액을 늘리기 위해 발행한 통화안정증권 발행 비용보다 낮을 수 있다. 무턱대고 쌓는데 급급해 높은 금리로 발행해 낮은 금리로 운용하던 방식이다.

정성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달러화만 쌓다보면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 등으로 역마진이 발생할 것”이라며 “달러화에 편중된 통화를 유로화 엔화 등으로 다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외환보유액을 마냥 늘릴 것이란 신호도 시장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환 차익을 노린 투기세력들이 개입 시점을 쉽사리 점칠 수 있다.

국내 채권전문가는 “외자운용원 전문가 도입, 한국투자공사(KIC) 위탁 운용 등은 이 같은 방식을 탈피하기 위한 자구책일 것”이라며 “수익을 높이기 위해 위험성이 높은 투자를 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바이든 리스크' 비트코인, 5만5000달러로 급락…4개월 만에 최저치 내려앉나 [Bit코인]
  • 현아·용준형, 연애 6개월 만에 결혼설…"10월 11일에 식 올린다"
  • [날씨] "출근길 우산 챙기세요" 수도권 천둥·번개 물폭탄…무더위는 계속
  • 맥북 던진 세종대왕?…‘AI 헛소리’ 잡는 이통3사
  • [기회의 땅 아! 프리카] 불꽃튀는 선점 전쟁…G2 이어 글로벌사우스도 참전
  • 국산 신약 37개…‘블록버스터’ 달성은 언제쯤? [목마른 K블록버스터]
  • “이마트 ‘노브랜드’ 발품 팔아 찾은 가성비...해외서도 통했죠”[단독 인터뷰]
  • ‘평생 트라우마’ 학교폭력, 더 심해지고 다양해졌다 [학교는, 지금 ①]
  • 오늘의 상승종목

  • 07.08 13:43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79,122,000
    • -3.52%
    • 이더리움
    • 4,145,000
    • -3.78%
    • 비트코인 캐시
    • 447,700
    • -5.75%
    • 리플
    • 596
    • -4.79%
    • 솔라나
    • 188,700
    • -5.03%
    • 에이다
    • 498
    • -4.41%
    • 이오스
    • 700
    • -4.5%
    • 트론
    • 177
    • -3.8%
    • 스텔라루멘
    • 120
    • -5.51%
    • 비트코인에스브이
    • 49,950
    • -3.1%
    • 체인링크
    • 17,810
    • -3%
    • 샌드박스
    • 405
    • -4.7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