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의 '굴욕'

입력 2011-04-29 16:02 수정 2011-04-3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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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 브랜드 퇴점요구, LVMH '으름장'에 철회

-국내 백화점 명품 기업 파워앞에 무릎 꿇어

최근 수면 위로 떠올랐던 현대백화점과 LVMH 간 갈등이 명품 기업의 승리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두 기업 간의 갈등은 명품기업의 파워 앞에 국내 백화점이 결국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갈등의 시초는 지난달 현대백화점이 매출부진을 이유로 ‘크리스찬디올’의 퇴점을 결정하면서부터다. 현대백화점은 250㎡ 규모에서 월평균 1억원을 조금 상회하는 매출로는 자리를 보전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그 동안 LVMH라는 울타리 덕분에 그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을 이유로 ‘크리스찬디올’에게 퇴점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크리스찬디올을 비롯한 수많은 명품 기업을 거느리고 있는 LVMH는 현대백화점 측의 강수에 발끈하며 여타 점포 내 대표 브랜드를 철수하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LVMH의 루이뷔통은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4270억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이 가운데 800억원 가량을 현대백화점에서 올렸다. 또 크리스찬디올 패션과 뷰티, 펜디, 로에베 등 관계 브랜드에서도 1300억원 이상을 판매했으며 크리스찬디올꾸뛰르도 304억원이라는 적잖은 매출 성적을 올렸다.

한마디로 LVMH 측에서 이 모든 브랜드를 철수할 시 현대백화점은 2500억원 가까운 매출 창구가 구멍이 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오는 8월 대구점 개점을 앞두고 있는 현대백화점으로서는‘크리스찬디올’의 퇴점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루이뷔통은 대구점 개점이 눈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아직 입점 결정을 미루고 있다. 통상 백화점 신규 오픈 시 매장 입점을 결정할 때 가장 먼저 명품 존 MD를 1년 전에 확정해 놓은 다음 타 브랜드 MD를 전개하는는 순으로 진행되지만 현대백화점 대구점 오픈이 4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도 루이뷔통은 뜸을 들인 것이다.

명품 브랜드 관계자들은 “LVMH 측이 현대백화점이 대구점 개점을 두고 루이뷔통이 좀더 좋은 조건을 확보하기 위해 대표 브랜드 철수라는 초강수로 맞짱을 놓은 것 같다”며 “현대백화점이‘자라’와 ‘유니클로’ ‘H&M’ 등 대형 SPA 브랜드까지 놓친 상황에서 명품 시장까지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불리한 조건이라도 수용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두 기업 간의 갈등이 해소된 것을 보면 현대백화점 측에서 루이뷔통이 대구점에 입점하는 조건으로 LVMH 측의 모든 요구를 받아들여 줬을 가능성이 크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애초부터 루이뷔통은 대구점에 입점하기로 돼 있었다”며 “현재 입점과 관련해 막바지 조율중에 있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입점을 준비를 서둘러야 하는 루이뷔통 핵심 부서에서는 입점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루이뷔통의 마케팅 및 홍보 담당자는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아직 입점 결정이 안된 것 같다”며 “입점결정이 됐으면 우리 부서가 가장 먼저 알고 입점 준비를 서둘러야 하는데 아직 아무런 얘기가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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