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물가 한풀 꺽여...가공식품은 오름세 지속

입력 2011-04-24 14:53 수정 2011-04-2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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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재 가격 급등...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 이끌듯

장바구니 물가에 큰 부담을 줬던 농산물 가격이 이달 들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초봄을 지나 날씨가 정상을 되찾자 채소류를 중심으로 한 농산물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면서 공급물량이 넘쳐나고 있는 것.

그러나 농산물보다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유가, 가공식품, 서비스, 공공요금 등 복병이 수두룩한데다 이들 가격의 오름세가 이어질 공산이 커 물가 상승 압박은 지속될 전망이다.

24일 농수산물유통공사의 가격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2일 현재 채소류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배추·풋고추 등 일부 품목은 평년 가격에도 못미칠 만큼 폭락하고 있다.

소매가격 기준으로 월동 배추 상품과 중품 1포기는 각각 3천71원, 2천360원으로 1개월 전보다 36.2%, 40.6% 하락했다. 5년 평균인 평년 가격에도 10.8%, 14.6% 밑돌았다. 봄 배추 1포기 가격은 1천827원으로 이틀 동안에만 무려 35.1% 내려갔다.

오이 가시계통 상품과 조선애호박 상품 가격은 한 달 전보다 각각 34.0%, 30.4% 떨어졌다. 풋고추 상품과 중품 100g 가격은 각각 810원, 416원으로 39.7%, 46.2% 하락해 평년 가격에도 못미쳤다. 시금치 역시 상품 14.3%, 중품 20.7% 하락했다.

중품 기준으로 양파, 대파, 쪽파 1㎏ 가격은 860원, 1천388원, 2천440원으로 한 달 전보다 각각 42.8%, 46.0%, 30.1%나 떨어졌다.

가지(-33.3%), 미나리(-19.8%), 깻잎(-14.4%), 부추(-29.4%,) 청피망(-22.3%)도 두자릿수 이상 하락세를 보였고, 적상추와 청상추는 중품 기준으로 1개월 전보다 각각 5.7%, 6.0% 떨어져 평년보다 15.4%, 21.9% 낮은 수준을 보였다.

축산물 중에서는 쇠고기 가격의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우 갈비와 등심 500g 가격은 1등급 기준으로 각각 2만8375원, 2만5800원으로 1개월 새 15.3%, 19.3% 하락했다. 한우 불고기 가격도 13.2% 떨어졌다.

돼지고기는 구제역 발생 이후 대규모 살처분 여파에 따라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삼겹살 500g 가격은 9610원으로 한 달 전보다 0.1% 떨어졌지만, 평년보다는 23.4% 높은 상태다. 닭고기는 한 달 전보다 4.4% 하락했으나 평년보다는 53.5%나 높은 수준이다. 계란과 우유 가격도 평년보다 각각 39.0%, 13.3% 높다.

수산물 가격은 급등세가 진정되는 양상이지만 평년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물오징어 가격은 평년의 2배 수준이다. 고등어도 생선이 48.7%, 냉동이 63.2% 더 높았다.

◇'가공식품·개인서비스까지'...인플레심리 전방위 확산= 농산물 가격이 꺾였지만 갈 길은 멀다. 물가지수에 농산물보다 가중치가 더 높은 품목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가 작년말보다 30% 이상 올라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검토할 정도로 석유류 제품의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는 것은 더이상 놀라운 뉴스가 아니다.

최근 들어서는 인플레이션 심리와 직결된 개인서비스와 가공식품 물가까지 오르고 있어 물가 여건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공급측 요인에서 비롯된 물가 상승세가 총수요를 자극하면서 인플레 심리가 전방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 3월 가공식품의 작년 동월대비 상승률은 두부 18.1%, 햄 11.1%, 사탕 11.4%, 빙과 25.3%, 고춧가루 24.4%, 설탕 17.1%, 고추장 22.5%, 카레 15.1%, 물엿 10.8%, 즉석식품 10.8% 등으로 두자릿수 상승 품목이 줄을 이었다.

해태제과는 이달초 간판상품인 오예스, 에이스, 홈런볼 등 소매 공급가격을 올려 대형마트 기준으로 이들의 가격이 16% 안팎으로 뛰었고, 동서식품은 맥심 커피와 맥심 커피믹스의 출고가격을 1년10개월 만에 9.7%, 9.8% 인상했다.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 2위인 BAT코리아는 6년 여만에 던힐, 켄트 등 21개 품목의 가격을 28일부터 200원(8%) 올리기로 했다. 담배는 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소주의 10배, 배추의 5배나 된다.

제당업계가 지난해 12월과 지난달 설탕값을 9~10% 올린 데 이어 제분업계도 이달 들어 동아원과 CJ제일제당을 시작으로 8% 중후반대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외식물가도 불안하다. 통계청의 외식 품목 조사대상 39개 중 전체 소비자물가상승률(4.7%)보다 높은 상승률을 나타낸 품목은 절반 수준인 19개였다.

◇중간재 가격 '급등'...소비자물가 상승 이끌듯= 원유와 곡물, 비철금속 등 원자재 가격의 급등에 따라 중간재 가격도 치솟으면서 소비자물가의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3월 중간재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4% 급등해 2009년 2월(11.9%) 이후 2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간재지수는 인플레이션의 선행지수로 지난해 12월 8.1%, 올해 1월 8.9%, 2월 9.8%, 3월 11.4% 등으로 상승폭을 키우면서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설탕과 밀가루 등 중간재 가격 인상에 따라 이달부터 과자와 커피 등 최종재 가격이 줄줄이 오른 게 대표적이다. 전기와 가스 등 공공요금도 더이상 틀어막을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전력이 발전 자회사로부터 사들이는 전력의 단가는 1분기에 ㎾h 당 84.81원으로 지난해 1분기의 80.21원보다 5.7% 상승했다. 구입전력비는 전기요금 원가의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요금 인상 압력으로 작용한다.

특히 천연가스(LNG) 가격은 국제유가 시세보다 3~4개월 늦게 반영되기 때문에 1분기에 유가가 급등한 영향이 2분기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구입단가는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중앙 공공요금을 상반기까지 동결하되 하반기부터는 단계적으로 원가 상승 부담을 가격에 반영한다는 방침이어서 물가 여건이 녹록지 않다.

지하철과 버스, 택시, 상·하수도 등 지방 공공요금도 하반기에 줄줄이 인상이 예고됨에 따라 행정안전부가 일정 수준 이상 올릴 수 없도록 하는 인상률 상한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포스코도 철광석과 유연탄 등 원자재 값의 상승에 따라 지난 19일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후판 등 철강제품 가격을 15~17% 올려 자동차와 전자제품 등의 원가 상승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4월에도 소비자물가는 4%대 고공행진이 예상된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4월 소비자물가는 4%를 조금 넘는 수준일 것"이라며 2분기는 4.05%로 전망했다.

정부도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3% 수준'을 올릴 계획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국회에 출석해 "물가는 상당히 어려운 단계"라며 '3% 수준'에서 상향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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