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이야, 대선이야? 허황된 공약 남발

입력 2011-04-21 10:21 수정 2011-04-2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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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1년 국회의원, 터널 만들고 공단 조성한다?… 유권자 외면

‘터널 조기착공, 테크노밸리 추진, 비즈니스파크 조성, 고속철도망 연결, 억대부농 1만호, 제2의 개성공단 건설, 국제공항 증설…’

4.27 재보선에 출전한 여야 공약집 내용이다. 1년짜리 국회의원이 하기엔 벅찬 내용들로 가득해 마치 대선공약을 연상케 한다. 대규모 지역개발과 범정부차원의 지원정책도 부지기수다. 내용도 여야 가리지 않고 엇비슷해 차별성을 찾아볼 수 없다. 동남권신공항, 과학비지니스벨트 등 잘못된 공약으로 한국사회가 갈기갈기 찢겨진 상황에서 또 다시 표를 얻기 급급해 지키지 못할 약속만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전·현직 당대표가 출전, 재보선 최대승부처로 떠오른 분당의 경우 강재섭, 손학규 후보 모두 아파트 리모델링을 핵심공약으로 내놓았다. 최근 부동산 가격의 하락에 따른 지역주민들의 이해를 반영한 것이다. 지난 3월 관련 법안을 발의했던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따라하기에 급급하다”며 공세를 취했고, 한나라당은 대응 대신 리모델링 특위를 당내에 만들고 강재섭 후보를 위원장으로 내정했다. 일종의 선거용 특위가 급조된 것. 정작 유권자는 해당내용을 모를뿐더러 관심조차 기울이질 않는다. 금곡동에서 부동산중개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46)씨는 “리모델링? 처음 듣는다. 인물 보고 찍지, 공약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격전지인 김해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김태호, 이봉수 후보는 창원과 부산으로 출퇴근하는 유권자들이 많은 점을 고려해 교통 관련 공약을 앞세웠다. 두 후보 모두 창원 제2터널 조기완공과 창원~진례 간 비음산터널 조기착공이 대표공약이다. 이외에도 김 후보는 복합산업단지인 테크노밸리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고, 이 후보는 김해산업진흥공단과 비즈니스파크 조성을 내세웠다.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감당키 어려운 약속이란 게 주민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광역단체장인 도지사를 뽑는 강원에서는 마치 대선을 방불케 하는 거창한 공약들이 판을 치고 있다. 게다가 세부내용을 보면 지난 6.2지방선거 당시와 하등 다를 게 없다. 조급하게 만들다 보니 베끼기에 급급했던 것이다. 엄기영 후보는 고속철도망 연결 등 인프라 구축과 함께 2020년까지 인구 200만, 억대부농 1만호, 어민소득 2배 향상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의약·바이오벨트, 방재산업벨트 등 5개 권역의 지역특화산업벨트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최문순 후보는 경제자유구역 지정, 제2의 개성공단 건설, 평창~강릉 올림픽산업단지 조성, 양양 국제공항 증설 등으로 맞섰다. 그러나 정책홍보장인 TV토론에서는 전(前) 도지사인 김진선·이광재 대리전이 펼쳐지고, 서로의 이력을 헐뜯는 비방전에 치중해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에 대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공약이 먹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정치권이 판단한 것 같다. 그래서 인물론으로 가고 있다”면서 “신공항·과학벨트 등 대통령의 지난 대선공약들이 차례로 뒤집히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공약을 이슈화하겠나. 유권자들부터 믿지 않기 때문에 허황된 약속도 재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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