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홈플러스 눈가리고 ‘아웅’

입력 2011-04-04 10:32 수정 2011-04-0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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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의 숫자놀음에 최근 발효된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법(상생법)이 무너졌다.

홈플러스가 지난 1일 노원구 상계동에 기업형수퍼마켓(SSM)을 기습오픈했는데 이 곳의 본사와 가맹점주 부담비율이 49대 51로 관련법 규정을 교묘히 빠져나갔다. 홈플러스의 치밀한(?) 숫자계산이 먹힌 것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2009년 ‘상생 프랜차이즈’라는 개념의 가맹모델을 선보였다. 점포임차비와 공사비, 영업용 설비비품 등 개점비용 전부를 본사가 지불하고 점주는 가맹투자비 명목으로 2억원만 내면 SSM을 오픈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경쟁업계에 비해 적은 돈으로 대기업의 SSM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생 프랜차이즈’라고 명명했다. 이는 “가맹본사의 총 개점비용 부담률이 51%를 넘는 가맹SSM도 사업조정신청 대상에 포함한다”는 골자의 상생법 개정안 통과요구를 부추키는 계기가 됐다.

이 때부터 홈플러스의 숫자놀음은 시작됐다. 51% 이하라면 아무 문제 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기존의 가맹모델을 뒤집고 새로운 모델을 선보였다. 점포개점 비용의 49%를 가맹본부인 홈플러스 본사가 부담하고 나머지 51%는 가맹점주가 책임진다는 것을 골자로 한 새 모델이다.

기존 모델보다는 점주가 4~5억원 가량을 더 내야하지만 비용 대부분을 가맹점주에 부담시키는 롯데마트에 비해 훨씬 저렴하게 오픈할 수 있어 점주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상계동 SSM은 홈플러스 숫자놀이의 성공판인 셈이다. 상계동 SSM은 지난해 초부터 직영점, 기존모델 방식의 가맹점으로 문을 열려다 중소상인들의 반발로 사업조정신청 대상이 돼 1년간 개업휴점 했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상계동 매장의 지분 50% 이상을 개인사업자에 양도하고 보란듯이 개장했다. 본사의 비용 부담률을 법률에 명시된 51%보다 2%P 낮추는 숫자놀음만 했을 뿐인데 말이다. 정부여당이 대형마트의 횡포를 막을 수 있는 결정적 제도라고 자부해온 상생법도 홈플러스의 숫자놀음 앞에서는 유명무실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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