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에 얽힌 복잡한 여야 방정식

입력 2011-03-28 10:5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與, 분당 승패와 맞닿은 ‘수도권 위기론’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분당乙 출마 여부가 정치권 최대이슈로 떠올랐다. 특히 이를 바라보는 여권의 움직임은 초조하기만 하다. 자칫 손 대표의 출마가 분당 패배로 이어졌을 경우 당내 만연해 있는 ‘수도권 위기론’은 ‘필패론’으로 확산될 것이 자명하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의 불안감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김용태, 김성태 의원 등 수도권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은 28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같은 심경을 그대로 드러냈다. 김용태 의원은 “그래도 분당인데 설마 하는 기류가 있다”면서도 “그래도 진다면 책임론에 따른 쇄신만으론 안 된다. 당을 뒤흔들만한 변화가 따르지 않고서야 민심을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성태 의원도 “분위기가 정말 안 좋다. 지역구를 다녀보면 민생고에 대한 여권 질책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다”면서 “분당마저 진다면 위기감은 한층 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권 지도부의 움직임은 ‘혼돈’ 그 자체다. 손 대표의 출마 가능성을 낮게 봤던 지도부는 분열로 치닫고 있는 예비후보들에 대한 교통정리에만 몰입했다. 예비후보로 등록한 강재섭 전 대표를 공천하느냐, 다른 카드를 뽑아드느냐로 초점이 옮겨진 것이다.

그런데 손 대표가 25일 ‘선당후사’(先黨後私)를 언급, 출마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지도부는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될 상황에 처했다. ‘신정아 폭로’로 사실상 좌초된 정운찬 카드마저 재등장할 조짐이다. 정 전 총리는 28일 “대통령의 의지를 확인했다”며 그간의 사퇴의사를 번복, 동반성장위원장직을 계속해서 수행할 뜻을 밝혔음에도 여권 내에선 그에 대한 전략공천이 재거론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도부의 혼란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단면이다.

야권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손 대표가 이달 말까지 지도부와 논의해 최종결론을 내겠다고 한만큼 눈과 귀는 최고위원들에게로 모아졌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거듭 ‘손학규 차출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정동영, 정세균, 천정배 최고위원 등 이른바 손 대표의 경쟁자들은 여전히 속내를 내비치지 않고 있다. 계파싸움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다만 쇄신연대가 손 대표의 출마를 강하게 제기한 점을 미뤄볼 때 공동입장을 취해온 정동영, 천정배 최고위원은 손 대표의 결단을 전제로 출마 찬성 입장에 설 가능성이 크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박주선 최고위원 역시 일찌감치 “손 대표가 (출마를) 결단하면 당으로서는 환영할 일”이라고 밝힌 바 있어 손 대표의 출마는 기정사실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손 대표 측 핵심인사는 28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출마로) 기우는 분위기”라며 “어쨌든 손 대표가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민주당 내에선 전현희 원내대변인과 윤덕홍 전 부총리 등이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전현희 원내대변인의 경우 한나라당이 조윤선, 정옥임 의원 등 여성 비례대표를 출전시켰을 경우의 맞춤형 카드 성격이 짙고, 윤 전 부총리는 아직 본인 의지가 확고하지 않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높지 않게 보인다.

손 대표가 4.27재보선 최대 ‘상수’로 자리 잡음에 따라 그의 입장 여부에 따라 여야 모두 ‘변수’의 움직임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제도 시행 1년 가까워져 오는데…복수의결권 도입 기업 2곳뿐 [복수의결권 300일]
  • 불륜 고백→친권 포기서 작성까지…'이혼 예능' 범람의 진짜 문제 [이슈크래커]
  • 전기차 화재 후…75.6% "전기차 구매 망설여진다" [데이터클립]
  • ‘아시아 증시 블랙 먼데이’…살아나는 ‘홍콩 ELS’ 악몽
  • “고금리 탓에 경기회복 지연”…전방위 압박받는 한은
  • 단독 ‘과징금 1628억’ 쿠팡, 공정위 상대 불복 소송 제기
  • 이강인, 두산家 5세와 열애설…파리 데이트 모습까지 포착
  • 뉴진스 뮤비 감독 "어도어, 뒤로 연락해 회유…오늘까지 사과문 올려라"
  • 오늘의 상승종목

  • 09.0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75,043,000
    • +1.39%
    • 이더리움
    • 3,156,000
    • +1.15%
    • 비트코인 캐시
    • 421,900
    • +2.15%
    • 리플
    • 722
    • +0.42%
    • 솔라나
    • 176,200
    • -0.23%
    • 에이다
    • 465
    • +1.53%
    • 이오스
    • 655
    • +3.31%
    • 트론
    • 208
    • +0.97%
    • 스텔라루멘
    • 124
    • +1.64%
    • 비트코인에스브이
    • 60,650
    • +0.92%
    • 체인링크
    • 14,630
    • +4.43%
    • 샌드박스
    • 340
    • +2.4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