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후쿠시마 원전이 잇따라 폭발해 위기감이 높아진 가운데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에 원자로 냉각에 필수적인 붕소를 긴급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지식경제부와 원자력 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15일 우리 정부에 붕소 수십t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붕소는 핵분열을 멈추게 하는 감속재로 쓰이는 물질로 일본은 현재 원자로 폭발을 막고자 막대한 양의 붕소를 바닷물에 섞어 원자로에 쏟아붓고 있는 상황이다.
최중경 지경부 장관은 일본에 지원대책 민관 합동 회의에서 “당장 우리의 평소 재고량이 모자라게 되는 상황이 되더라도 일단 일본에 시급히 붕소를 지원하고 나중에 부족분을 채워넣으라”고 지시했다고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가 전했다.
이에 따라 한국수력원자력은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붕소를 일본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원전과 정유시설이 파괴되면서 발전용 연료와 석유제품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최근 우리 정유업계에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최대 정유업체인 JX니폰오일은 최근 CEO 명의로 GS칼텍스에 석유제품 공급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JX니폰오일은 "대지진으로 정유공장 가동이 일부 중단돼 석유제품 수급에 어려움이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 GS칼텍스는 “최대한 지원해줄 물량과 공급 방식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쓰오일은 “여러 일본 업체에서 도와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고 있어 다른 거래처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석유제품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에너지도 “일본 측에서 석유제품 지원 요청이 들어왔다”며 “일본의 국가적인 재난을 극복하는 데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제품 공급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