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200조 공룡 탄생...금융권 빅뱅

입력 2011-03-1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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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법 개정안이 통과하면서 자산 200조원의 거대금융지주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신용부문과 경제부문이 분리되고 금융부문 지주사가 탄생하면 은행을 비롯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분사 예정인 신용카드까지 힘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농협금융지주는 존재감만으로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는데다 공격적인 영업과 규모 확대를 할 전략이어서 기존 금융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농협금융, 5대 금융지주로 출범 =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중앙회에서 농협은행과 농협보험(생명, 손해)를 분리 신설하고 NH증권 등 기준 지회사를 아우르게 된다. 또한 농협카드도 분사를 통해 별도 설립할 예정이다.

일단 농협금융지주의 주축은 농협은행이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농협은행의 총 자산은 국민은행(271조원), 우리은행(240조원), 신한은행(234조원)에 이어 193조원으로 하나은행(154조원)을 제치고 4위를 기록하고 있다. 명실공히 ‘5대 금융지주 시대’가 열리게 된 셈이다.

농협공제에서 전환되는 농협보험은 농협생명보험과 농협손해보험으로 설립된다. 특히 농협생명보험은 등장과 함께 삼성생명, 대한생명, 교보생명에 이어 업계 4위(자산 기준)에 오르게 된다.

농협카드는 이미 업계 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은행계 카드사인 농협카드는 회원수만 70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전 금융권 아우르는 자회사로 시너지 창출 = 앞으로 농협금융지주는 은행, 보험, 카드 등 자회사들이 각각 가지고 있던 고객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새로 출범할 농협금융지주는 전국 곳곳에 뻗어 있는 점포망을 갖추고 있어 이를 통한 교차 마케팅 등으로 4대 금융지주사와의 자산 격차를 빠르게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농협은행의 점포는 1158개로 시중은행 1위인 국민은행의 1138개보다도 많다.

또한 전국에 퍼져있는 지점들은 보험사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방카슈랑스 영업에 주력하고 있는 일부 생보사들은 전국 농협중앙회 지점을 통해 방카슈랑스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는 대형금융투자회사나 은행 등에 대한 인수합병(M&A)를 통해 규모를 확대하고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 과당 경쟁·대규모 인사이동 피할 수 없어 = 그동안 농협은 협동조합이라는 한계와 사업다각화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출범과 동시에 금융시장에 상당한 압박을 줄 전망이다.

그러나 이는 가지고 있는 자산과 네트워크에 비례한 전망일 뿐 안정적인 연착륙을 위해서는 정작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농협의 경우 지방에서의 네트워크는 잘 갖춰져 있는 반면 대도시 주변의 네트워크는 기존 금융사보다 열악하다. 때문에 서울 중심의 대도시 네트워크 확보가 시급하다. 과당 경쟁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또한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M&A에 나설 경우 상당한 경쟁이 예상된다.

여기에 농협은행은 시중은행보다 생산성과 수익성, 전문성이 떨어져 이를 보완할 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시중은행 대부분의 순이익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농협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저조한 경영 실적을 보였다.

현재 1000여명의 보험설계사들이 영업하고 있는 농협보험도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 2만~3만여명의 설계조직을 보유한 대형 생보사나 1만여명 수준인 중위생보사에 비해서 한참 떨어지는 수준. 설계사 중심으로 영업이 진행되는 보험의 특성이 있는 만큼 절대적으로 부족한 숫자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필요하다”면서 “기존 금융권 회사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인력 보강이 필요한 만큼 대대적인 금융권 인사이동이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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