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의 2010년 실적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현지시간)까지 발표된 1471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오는 3월31일 끝나는 2010 회계연도의 경상이익은 전년보다 53%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북미 시장이 회복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급성장하는 신흥국 수요가 실적에 날개를 달아준 것이다. 이로써 기업들의 경상이익은 2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게 됐다.
경상이익은 기업의 경영활동에서 경상적으로 발생하는 이익으로, 기업의 매출에서 재료비 인건비 감가상각비 광고선전비 접대비 연구개발비 등을 제하고 여기서 금융비용과 소득, 환차손익, 증권거래손익 등을 더하거나 빼서 구한다.
신문은 히타치제작소와 도레 등 신흥시장 비중이 큰 기업들이 잇따라 실적 전망치를 상향, 3사 중 1사 꼴로 금융위기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을 나타났다고 전했다.
히타치는 중국 등지에서 설비투자를 확대하면서 건설기계와 반도체 제조장치 부분이 호조로, 세전이익을 당초 예상보다 400억엔 상향했다.
섬유업체 도레 역시 신흥국에서 1회용 기저귀용 부직포 수요가 증가하면서 경상이익 전망을 기존보다 180억엔 높였다.
양적완화 효과로 대량의 자금이 풀리면서 미국의 소비가 회복 기조에 오른 것도 일본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후지중공업은 주요시장인 북미에서 자동차 수요가 급증, 신차 판매는 30만7000대로 전기 대비 23% 증가했다.
혼다 등 실적이 금융위기 전 수준에 못 미친 기업들의 경우, 북미 시장 회복으로 만회한 경우도 대다수였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의 다카하시 후미유키 주식 스트래티지스트는 “비용 절감으로 손익분기점이 낮아져 엔화 강세에서도 이익률을 높인 기업이 많다”고 설명했다.
경상이익이 사상 최고에 달하는 기업도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됐다.
미쓰비시케미칼홀딩스는 합성섬유 원료 값 안정 덕을 톡톡히 봤다. 야마다전기 등 대형 가전 할인점들은 작년 12월 에코포인트 적립 수준을 낮추기에 앞서 급증한 수요로 11월 한달간 2개월분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포인트는 친환경 가전 구입시 나중에 현금화할 수 있는 포인트를 고객에 적립해 주는 제도로, 일본 정부가 금융 위기 여파에 따른 가전업계의 실적 악화를 막기 위해 도입한 경기부양책의 일환이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경기 판단에 신중한 기업은 여전히 많다. 신일본제철은 경상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금액은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