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친재계 행보...'실업률 잡기' 어림없네

입력 2011-01-27 16:15 수정 2011-01-2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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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ㆍ중소기업 체감경기 회복이 관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친재계 행보가 새해 들어 한층 가속화하면서 실업률을 낮춰보려는 눈물겨운 노력이 부각되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오바마 대통령의 친재계 행보가 기업들의 고용을 자극해 10%에 육박하는 실업률을 낮춰보려는 의도지만 수출ㆍ중소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녹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작년 12월 15일 미 재계를 대표하는 20명의 최고경영자(CEO)를 백악관 인근의 블레어하우스로 초청해 경기활성화와 고용확대, 무역증진, 성장잠재력 확충 방안 등 경제 전반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올해 들어서는 윌리엄 데일리 JP모건체이스 중서부 지역 담당 회장을 비서실장으로 임명, 월스트리트와도 화해의 제스처를 보냈다.

이 같은 행보는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지난 2년간 보여준 정책과는 분명히 차별화되는 것이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 속에서 취임한 오바마 대통령은 기업인들의 부도덕성을 질타하고, 조지 부시 전임 정부 시절 느슨했던 각종 규제의 고삐를 바짝 조이는 등 재계를 경제위기의 진원지로 지목해 왔다.

비즈니스위크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정책변화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2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 살리기가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그 어떤 노력도 재계의 도움없이는 불가능하든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노력도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개선되지 않으면 노동 수요 개선은 꿈도 못 꿀 일이다.

예를들어 1883년 문을 연 섬유업체 호프 글로벌의 시릴 머천트 CEO도 고용 확대에 신중한 경영자 중 한 명이다.

이 회사는 금융위기 여파로 2008~2009년에 전직원 590명 중 25%를 감원했다. 또 미국 디트로이트와 프랑스, 아일랜드, 브라질 사업부문의 문도 닫았다.

상황이 달라진 지금, 회사 실적은 개선됐지만 고용 확대는 여전히 꺼리고 있다. 머천트 CEO는 “경기 회복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경기 회복을 예단하고 미리 직원을 늘릴 계획은 없다”고 단언했다.

비즈니스 위크는 머천트 CEO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 전체 경영자들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설명했다. 미 재계는 경기가 강력한 회복세를 되찾기 전까지 신규 채용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개인소비가 되살아나지 않는 이상 경기 회복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것이 실업률 저하를 막고 있다는 것.

미국 노동부가 지난 7일 발표한 고용통계에서 작년 12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전월 대비 10만3000명 증가해 실업률은 9.8%에서 9.4%로 하락, 2009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실업률이 하락한 것은 구직활동을 중단한 사람이 사상 최고 규모에 달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BNP파리바의 줄리아 코로나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선 신규 고용자수가 12월의 2배 수준으로 증가해야 한다”며 “미 경제의 노동인구는 증가하고 있지만 구인 수요 회복을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는 없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위크는 이런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고용 확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호프 글로벌과 같은 수출 기업과 중소기업의 동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실업대책의 일환으로 향후 5년간 미국의 수출을 2배로 늘리는 목표를 내세웠다.

최근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합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13일에는 대형은행인 영국 HSBC, 미국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등과 제휴해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조달을 지원키로 했다.

오바마 정부는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조달 규모를 오는 2014년까지 연간 90억달러로 늘릴 계획이다. 2009년에는 연간 45억달러였다.

호프 글로벌의 머천트 CEO는 "올해 고용을 늘릴 경우, 대부분은 해외에서의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내에서는 경영이 순조롭지만 은행들은 여전히 색안경을 끼고 있기 때문”이라며 “매출 호조가 따르지 않는데 직원만 늘리면 경영 상태만 악화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 위크는 미국의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선 수출 및 중소 기업 CEO들이 경기회복에 대한 강한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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