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평가는 지난해 초 도요타자동차의 리콜 사태를 비롯해 일본 산업 경제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폐쇄성을 꼬집는 ‘갈라파고스 현상’과 일맥 상통한다.
갈라파고스 현상은 남미 에콰도르 서쪽 태평양 바다 위의 고립된 화산 군도였던 갈라파고스에서 유래한다. 1835년 찰스 다윈은 영국 해군의 항해조사선 비글호를 타고 이 군도의 주요 섬을 탐험했다. 다윈은 이 탐험으로 24년 후 ‘종의 기원’의 결정적인 사례가 된 ‘핀치’를 발견한다.
하지만 다윈으로 인해 유명해진 이 군도는 고립된 채 면역력이 약해졌던 고유 생물종이 육지와의 교류가 점차 증가하면서 유입된 외래종에 밀려 대부분 멸종되거나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됐다. 이 현상을 산업이나 경제, 경영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 바로 ‘갈라파고스 현상’. 시장의 요구나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빠르게 변화하지 못하면 결국 멸종할 수 밖에 없다는 경제용어다.
19세기 다윈의 발견 이후 빠른 환경 변화로 철저한 적자생존의 자연 법칙을 겪었던 갈라파고스 군도처럼 2011년 이 시대에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중 하나가 바로 외식시장이다.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의 업종 전환 트렌드가 과거 6개월 단위로 바뀌었다면 최근에는 3개월 단위로 짧아졌고 웰빙 트렌드 이상의 변화와 혁신을 단행하지 못한 대형 브랜드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몰고 온 거대한 열풍이 일분일초 단위로 외식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1년의 외식 시장에서 ‘다윈의 핀치’가 되지 않으려면 시장의 지각변동을 제대로 읽어 내야 한다. 필립 코틀러가 ‘마켓 3.0’에서 지적한 것처럼 업계가 만들어 가는 변화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 변화의 답은 소비자에게 있다.
소비자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소비자가 주도하는 변화에 대처하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외면받고 만다. 소비자들은 이미 식상한 맛에서 벗어나 새로운 맛과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를 찾아 나서고 있으며 과거의 가격이나 품질이 아닌 ‘가치(VALUE)’를 소비하기 시작했다.
외식업체들도 소비자 의견을 듣기 위해 변화하고 있다. 타코벨은 차세대 푸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소비자 개개인의 만족스러운 경험을 중요시하고 소비자로부터 시작되는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 진정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활용해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함께 공유하고 경험할 수 있는 커뮤니티적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 모두가 변화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SNS는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새롭게 변화된 경험을 소비자 스스로 정보로서 생산 가공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발생하는 소비자 중심의 브랜드 ‘진화’가 이뤄지고 이를 통해 소비자의 만족을 이끌어 낸다.
찰스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지구상에서 살아남는 종족은 가장 강한 종족도 아니고 가장 지적인 종족도 아닌 환경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족”이라고 말했다. 외식 시장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승자도 소비자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업체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