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사람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는 것 이죠”
24년 식품 인생을 걸어온 농심 음식문화원 이종미(69·前 이화여대 교수)원장이 말하는 음식에 대한 정의다. 이 원장이 말하는 음식은 사람과 사람의 소통을 이뤄주는 것 이다. 그는 “음식이 이웃과 더불어 함께 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음식이 이웃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전통 문화에서 찾는다. 이 원장은 우리 음식문화가 폭력적인 식육문화가 아닌 남을 배려하는 식약문화를 바탕으로 성장해왔다는 입장이다. 특히 밥상에서 이뤄지는 예절 교육을 통해 자기 자신을 콘트롤 할 수 있는 힘을 배울 수 있는 것이 우리 음식문화의 저력이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그의 음식은 단지 영양소가 아니다.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맛과 건강 그리고 문화로 나뉜다. 그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만드는 ‘문화’다.
그는 음식 문화의 중요성을 무상원조를 받던 시절에 빗대어 설명했다. 그는 “50년대 무상원조로 치즈를 받았지만 대부분이 먹지 못했죠. 음식의 문화적 차이가 중요했던 겁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음식문화’의 중요성은 현재 영부인 김윤옥 여사의 주도로 진행되는 한식세계화에도 적용된다. 단지 ‘음식’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는 그렇기에 전통에 대한 수립이 먼저 있어야 한식세계화도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식재단이 미국 내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한식하면 떠오르는 것 중 75%가 넘는 사람들이 선택한 것은 불고기다. 그런데 대표적인 한식으로 불리는 불고기는 사실 국내 문헌에 없는 음식이다. 바른 명칭은 너비아니 구이다. 그에 따르면 1950년대 전통 음식들이 상업화되면서‘불고기’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특히 석쇠가 아닌 팬에 굽는 형태가 되면서 상품화는 가속화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올바른 음식문화를 정립하고 전통 음식문화를 음식문화원을 통해 정리하고 보급할 계획이다. 특히 그는 옛날부터 먹어왔던 우리의 것을 산업화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농심이 전통탕류와 쌀국수를 결합해서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도 이 원장이 속한 음식문화원의 공이 크다.
칠순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는 우리 전통 음식문화에 대한 꿈으로 가득차 있다. 잃어버렸던 우리 음식을 찾기 위해 탐사대를 보내고 연구하는 등 그의 하루 일과는 온통 우리 음식에 대해서다. 그는 “우리 선조들은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음식을 만들었다”며 “우리 음식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앞으로도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