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파문 일파만파…각국 정부 분통

입력 2010-11-30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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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28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의 외교전문 25만여건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각국 정부가 ‘무책임한 폭로’라며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일부 국가는 불법적이라며 대응 조치를 취할 뜻을 밝혀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전 세계 여러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는 무분별하고 위험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백악관은 "이런 움직임은 미국의 외교관, 정보기관원은 물론이고 민주주의와 열린 정부를 만들고자 협력하는 전 세계인들을 명백한 위험에 빠뜨리게 했다”면서 “비밀문서의 불법적인 공개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비난한다”고 밝혔다.

영국 외무부도 “많은 생명을 위험으로 몰아넣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고, 캐나다의 로런스 캐넌 연방외무장관은 “무책임하다”고 언급하면서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위키리크스의 기밀 외교전문 공개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히면서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도 “위키리크스의 계획적이고 무책임한 폭로를 강력 비난한다”고 전했다.

엘리제궁은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민감하게 반응하고 권위주의적인 성향이 있다”고 평가한 데 대해 언급을 삼가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국가에선 공개된 문서 내용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스테픈 파나케레 벨기에 외무장관은 공영방송 VRT와 인터뷰에서 "공개된 문건 중 벨기에와 관련된 내용에는 새로운 게 없어서 별로 충격적이지 않았다"면서도 미 외교관들이 주재국 관료의 신용카드 번호를 확보하고 유엔 직원들이 사용하는 통신망 비밀번호와 같은 정보를 입수한 사례들에 대해서는 "도가 지나쳤다. 외교행위와 간첩행위를 혼동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파라과이는 공개된 외교전문에서 미 정부가 2008년 파라과이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미 대사를 불러 이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고 나설 방침을 밝혔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외교전문에 자신이 ‘광란의 파티’에 여러 번 참석했다고 거론된 것과 관련해 "나는 그것이 뭔지 조차 모른다"며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문건을 "3류, 4류 수준"이라고 몰아부쳤다.

러시아와 아랍권 등 일부 국가들은 자국 정상 등 주요 인물들에 대한 미국 측의 평가와 폄하에 대해 내심 불쾌해 하면서도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총리 공보실장은 "우선 문서 원본을 보고 단어나 표현의 번역이 정확한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어느 위치에 있는 외교관이 그런 평가를 했는지 또 어떤 문서에 관련 내용이 담겨 있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만 말했다.

한편 이번 위키리크스 파문으로 외교가의 신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외교전문에 영국과 미국 간 '특별한 관계'에 대한 영국 내의 '편집증'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 등이 담겨 있다며 영국 정치계가 조만간 공개될 내용 때문에 우려와 긴장에 휩싸여 있는만큼 문건 폭로 때문에 미국과의 관계가 손상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네덜란드의 전직 외무장관인 벤 보트는 "많은 국가에서 외교관 등 정부 관리들이 미 외교관을 만났을 때 극도로 조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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