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바닥인가?

입력 2010-11-23 17:32 수정 2010-11-2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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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박덕배

최근 주택시장에서 아파트 등 주택의 매매 거래가 증가하고, 미분양 아파트가 감소하면서 ‘바닥론’이 부상하고 있다.

지난 9월 전국의 아파트 거래량이 전월 대비 8.6%, 서울과 수도권도 각기 5.5%, 11.5% 증가했다.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 6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2007년 9월 이후 3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도 전달보다 405가구 줄어들었다.

일부 지역의 시장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부산 지역의 신규 분양 아파트는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이면서 1순위 마감되는가 하면, ‘떴다방’도 등장하고 있다. 수도권에서도 그동안의 침체 분위기가 옅어지고 있는데, 특히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주택시장이 상승 반전되고 있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가을 이사철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지난 8.29 대책이 일시적으로나마 반영되었다는 견해를 무시할 수 없다. 전반적 아파트 시장의 트렌드는 여전히 침체된 분위기 속에 매매거래가 부진하고, 아파트 구입 동기가 크게 축소되면서 전세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서울과 지방을 막론하고 중장기 아파트 매매 거래의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아파트 가격의 불확실성이 커져 아파트 구입을 서두르지 않는 것이 전세수요 증가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겨울 비수기인 11~12월에는 거래가 다시 감소하고, 가격도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아파트 시장의 전망을 보면 단기적으로 체감경기 악화 및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수요요인이 크지 않고, 금리마저 호의적이지 못한 상태에서 현재의 침체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지표경기(GDP증가율) 호전에도 불구하고 체감경기(GNI증가율)는 부진을 지속하면서 소득을 통한 주택구입 여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 국가의 가계부채가 감소하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부채를 통한 주택구입이 점점 부담스러워 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향후 주택시장은 당분간 매매거래 부진 속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격이 소폭 등락을 거듭하면서 하락 추세를, 지방의 경우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전망이다.

하지만 지방 아파트 상승세는 시간이 지나면서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에서는 현재 거래 감소뿐만 아니라 가격하락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부채)디플레이션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 지방에서도 현재 거래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거래가 가격을 선도한다는 측면에서 지방 주택시장에서도 거래부진 속에 가격하락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최근의 전세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아파트 전세가격/매매가격 비율이 2002년 초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당시와 비교하여 볼 때 아직 큰 차이가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현재의 공급축소 누적으로 인한 가격불안 요인이 잠재되어 있다. 아파트 초과공급(미분양 아파트)이 지방을 중심으로 완화되고 있으나 수도권은 초과공급 현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그간의 초과공급에 따른 공급업자(건설사)의 건설축소가 입주예정 아파트 공급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인구 및 사회구조 변화와 현재의 미분양 아파트 등을 고려할 경우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상당 기간에 침체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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