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주 vs 하나지주…최후에 누가 웃을까

입력 2010-11-1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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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社 M&A 대해부①] '우리금융 민영화' 2파전 물밑작업 치열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한 입찰참가 의향서 접수가 26일인 가운데 우리금융과 하나금융 등 인수 후보들의 물밑작업이 치열하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 56.97%를 전량 매각 또는 대등합병을 통해 인수하는 방안 등이 모색되고 있다.

우리금융은 연기금, 대기업과 우리사주조합, 거래처 기업, 외국계 투자자 등 4~7곳의 과점적 대주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서 예보의 보유지분을 전량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금융도 외국계 투자자와 연기금 등을 모집한 컨소시엄을 통해 27% 이상의 지분을 인수한 후 나머지 지분을 주식 스와프(교환)를 통한 대등합병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이들의 손을 들어줄지는 의문이다. 우리금융이 모색하는 과점적 주주를 모집하는 방안은 글로벌 은행을 키우려는 정부의 생각과 차이가 있다. 하나금융은 테마섹이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자금을 쉽게 모으지 못하고 있다.

◇우리, 하나, 투자자 모집 ‘열전’= 우리금융은 우리사주와 대기업, 연기금, 외국계 투자자 등을 통해 56.97%를 전량 인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10월말까지 포스코 지분 1.0%(약 4000억원) 매입해 포스코 등 대기업을 우리사주 컨소시엄에 참여시킬 예정이다. 우리금융이 포스코의 요청으로 우호지분을 사들인 만큼 포스코도 우리금융 민영화에 참여해주는 맞거래인 셈이다.

KT도 우리은행이 보유한 비씨카드 지분 20%를 넘겨받기로 협상을 맺으면서 우리금융 민영화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받은 바 있다. KT는 공식적으로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우리은행과의 협상에서 긍정적인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KT도 우리금융 지분에 관심이 많다”며 “비씨카드 지분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면서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참여 여부를 놓고 긍정적인 의견이 오고갔다”고 말했다.

또 우리금융은 우리사주를 오는 19일까지 모집할 계획이다. 우리사주조합은 우선 각 계열사마다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각 직급마다 상황에 맞게 참여할 수 있는 기준금액을 설정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직급별 잠정 예상금액은 회의 결과 직급별금액 약간 조정했다. 직급별로 본부장 1억, 소속장 7000만원, 부부장 6000만원, 차장 5000만원, 과장 4500만원, 대리 이하 1000만~3000만원이다.

하나금융도 투자자 모집에 집중하고 있다. 9일부터 이틀간 싱가포르에서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기업설명회(IR)를 했으며 자산운용사 등 해외투자자들을 상대로 3분기 실적과 함께 우리금융과의 합병 때 시너지 효과 등에 대해서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금융은 연기금과 외국계 투자자들을 재무적투자자로 모집해 우리금융 지분 중 25% 이상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을 대등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1대주주인 테마섹이 보유지분을 모두 팔고 나갔어도 투자자 모집에는 전혀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골드만삭스는 중장기적으로 하나금융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고 있다”며 “우리금융 인수에 찬성하는 투자자들도 의외로 많아 자금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외자계 참여가‘성패’가를 듯= 우리금융과 하나금융 모두 대기업, 연기금, 외자계 투자자들을 모집하기 위해 뛰고 있지만 이들이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요청을 받아줄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외국계 투자자들은 현재까지 우리금융에 대한 투자가치를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달러화 약세로 인해 원화가 강세를 이루면서 더 많은 달러를 투자해야 한다는 부담감에다 여전히 한국내 시중은행들은 수익성 대비 가치평가가 너무 높다는 의견이다.

해외 M&A 관계자는 “외국계 투자자들은 현재 원화강세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KT와 포스코 등 대기업의 투자가 확실시되면 투자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이를 대비해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은 외국계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작업에 분주하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오는 11~12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 맞춰 방한하는 세계 금융사 CEO들과 면담을 가진다. 이팔성 회장은 도이체방크의 요제프 아커만 회장, JP모건체이스의 윌리암 데일리 부회장, 중국 웨이젠궈 전 상무부 부부장, 중국상업은행 마 웨이화 은행장,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만 회장, 메트라이프 인터내셔날 윌리암 토페타 사장 등과 접촉할 계획이다.

지난 2일 미국의 캐피털그룹의 자회사인 캐피털 리서치 앤드 매니지먼트 컴퍼니가 주식을 추가로 매입해 하나금융의 4대 주주(5.15%)가 됐다. 테마섹이 최대주주에서 나간 이후 들어온 투자펀드이지만 우리금융의 주주 중 하나인 캐피털그룹이라는 점에서 하나금융과의 접촉도 예상되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우리금융과 하나금융 모두 각자 갖고 있는 자금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대기업과 외국계 투자자들을 얼마만큼 설득하고 모집하느냐에 따라 입찰 성패가 갈릴 것”이라며 “특히 정부가 모색하는 민영화 취지와도 얼마만큼 부합한 인수전략인지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원하는 복안은?= 정부는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초점을 ‘공적자금 회수의 극대화’에 맞추고 있다.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금융에 투입된 공적자금을 최대한 회수해야 정부도 혈세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최대한 조속히 우리금융을 독자경영으로 만들 수 있도록 예보 지분을 최소 27% 이상 매각할 생각이다. 예보가 우리금융의 보유지분을 30% 이하로 떨어뜨리면 우리금융과 맺었던 경영정상화 MOU도 자동 해제된다. 그 이후에는 우리금융에 대한 인수 방안을 시장에 맡길 수 있기 때문에 ‘우리금융의 조속한 민영화’라는 책임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적자금 회수의 극대화라는 부분은 입찰 당시 가격의 문제이기 때문에 입찰자들간의 경쟁에 따라 달라진다”며 “하지만 예보가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분율을 30% 이하로 떨어뜨려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이 입찰에서도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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