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라는 전세값 월세로 내"

입력 2010-10-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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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값 치솟자 반전세, 월세 전향사례 늘어...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에 사는 현수정(37)씨는 얼마 전 집주인으로부터 전세금 6000만원을 올려달라는 통보를 받고 시름이 깊다. 현씨는 목돈을 구할 길이 없어 고민 끝에 전세금을 올리는 대신 60만원을 월세로 얹어주기로 집주인과 합의를 봤다.

그는 “현재 들어간 전세금 대출이자를 갚기도 빠듯한데다가 다달이 내야하는 월세 때문에, 아이들 학원까지 줄여야 할 것 같아 속상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현씨와 같이 전셋값의 급등여파로 오르는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세입자들이 집주인이 올려달라는 전세금을 월세로 전향하는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전세+월세’ 형태인 셈이다.

실제 전셋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요즘, 세입자들의 한숨은 더욱 깊다. 계약이 만료돼 전세금을 올려줘야 하는데 목돈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세입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반전세나 월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전세 인기가 이번처럼 높았던 적이 없다. 집주인들이 부르는 게 값이기 때문에 견디지 못하는 세입자들은 반전세로 바꾸는 경우까지 등장했다”고 말했다.

올해 전국 전세가격은 10.6% 상승했다. 서울지역 전셋값은 13.8% 급등했다. 서울지역 3.3㎡당 평균 전세가격은 719만원으로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이는 작년 10월(671만원)에 비해 48만원, 2008년 10월(637만원)보다는 82만원 오른 것이다.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현재 서울 시내에서 전세값이 많이 오른 곳은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아파트로 공급면적 109㎡가 올 초 3억9000만원이었던 전세값이 10월 현재 4억6000만원으로 6000만원이나 치솟았다.

송파구 가락동 센트레빌 아파트 105㎡ 전세가 2년전에는 2억원 가량이었는데 재계약철을 맞은 요즘 전셋값은 3억으로 약1억원 오른 상태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 한진타운아파트 109㎡는 올 초 전셋값이 2억1000만원이었으나, 현재 최고가 3억까지 뛰었다.

이런 세입자들의 처지를 알기라도 하는 걸까. 집주인들은 월세가 반갑기만 하다. 전세보다는 월세로 수익을 얻는 편이 훨씬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저금리가 계속 이어지면서 집주인들은 전세금을 불릴 방법이 상대적으로 좁아졌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연 4%를 밑돌고 이자소득세까지 내면 남는 게 없다는 게 집주인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가락동 센트리빌 인근의 공인중개사 대표는 “가락 센트레빌의 경우 집주인이 올린 전세금 1억을 세입자로부터 받는다 해도 요즘 금리가 워낙 낮아 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이자가 30만원 정도다. 하지만, 1억을 올려 받지 않고, 반전세로 돌리면 70만~80만원가량을 월세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집주인들은 반전세를 훨씬 선호한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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