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와 보수, 모두 우리 사회를 가로 막는 벽의 주요 원인으로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성을 꼽는다.
진보진영의 대표주자인 주대환 사회민주주의 연대 대표는 “북한 문제로 인해 진보와 보수 사이의 벽이 심해졌다”고 분석한다. 주 대표는 “우리 사회 진보와 보수의 대립은 북한을 어떻게 보느냐에 관점에서 시작한다”며 “한국에선 진정한 의미의 진보와 보수 갈등은 시작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북한 문제가 해결되면 지적인 대화와 토론을 하는 새로운 선진국형 진보와 보수가 태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주 대표는 재산이 많은 사람이 세금을 더 내야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는 세금을 제대로 걷지 않았다”며 “국제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재산이나 소득이 많은 사람들이 세금을 너무 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진보와 보수를 얘기할 때 제도정치권과 일반시민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한다. 장 교수는 “제도정치권에서 보수를 자처하는 사람은 우리 사회 최상층에 속하는 기득권 중에 기득권”이라며 “그들은 자신들이 얻을 게 있기 때문에 보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이어 “재미있는 것은 평균적으로 하층에 속하는 사람들도 보수를 지지한다는 점”이라며 “이들은 먹고 사는 문제 즉 성장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성장을 잘 시켜줄 것 같은 정당이나 대통령을 지지한다. 진보가 성장의 해법을 갖고 있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를 기대심리에 근거한 정치적 보수화라고 표현했다. 그는 “하지만 막상 보수 정치인들이 집권하게 되면 하층을 위한 정치를 하지 않는다”며 “결국 정치가 유권자를 전혀 대변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정치적 비대표성의 문제가 우리사회의 초일류 국가 도전을 가로막는 벽이란 분석이다.
장교수는 “진보는 추구하는 가치는 좋지만 가치를 현실화라는데 실패하고 있다”이라며 “최근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진영이 당선된 게 의미가 있다. 진보를 뽑아서 나오는 구체적인 정책을 국민들이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