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경영]국내 최대 사립미술관 삼성문화재단 '리움'

입력 2010-10-06 06:20 수정 2010-10-0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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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현재·미래 미술이 한자리에…감성과 지성이 숨쉬는 문화공간

▲'미래의 기억들' 기획전이 열리고 있는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삼성문화재단이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국내 최대 사립 미술관인 리움. 지난 2008년 ’행복한 눈물’의 파장의 아픔을 딛고 최근 기획전 ’미래의 기억들’을 열면서 관람객들과 친근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술관 입구를 중국 작가 창 킨-와의 꽃무늬로 덮어 산뜻한 분위기로 바꿨고 내부 카페는 대만 전통 직물 문양을 패턴화해 온 작가 마이클 린의 작업으로 꾸몄다.

2004년 개관 이래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온 리움은 한국의 국보급 전통미술과 근현대미술, 국제 미술을 대표하는 작품들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다. 한국과 해외미술이 교차하는 곳이라는 것이 미술계의 평이다.

삼성미술관 리움은 설립자 가족의 성 ’LEE’와 미술관 ’Museum’을 의미하는 어미 ’-um’을 조합해 만든 이름이다. 삼성 그룹의 사회공헌 이념과 고장품과 사재(私財)를 기증해 국내 최대 사립미술관을 일군 설립자 가족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는 것이 미술관측의 설명이다.

미술관 건물도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설계해 그 자체로도 예술적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 건축계를 대표하는 마리오 보타(Mario Botta), 장 누벨(Jean Nouvel), 그리고 렘 쿨하스(Rem Koolhaas)의 개성이 빚어내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종합예술로서의 건축을 체험할 수 있다.

고미술 상설전시관인 MUSEUM 1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고미술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도자기, 불화, 금속공예품, 서예 등을 총망라한 시대별 대표작 120여 점으로 청자진사 연화문 표형주자(국보 133호), 고려 금동대탑(국보 213호), 고려 불화 아미타삼존도(국보 218호) 등이다. 한국 전통미술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다.

국내외 근현대미술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MUSEUM 2에서는 1910년대 이후 한국미술의 전형을 마련한 청전 이상범과 소정 변관식의 작품부터 이중섭, 박수근, 장욱진 등 한국인의 보편적 정서를 대변하는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다.

김환기, 백남준, 이우환 등 세계적인 작가들 뿐 아니라 서도호, 이불 등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전시된다. 아울러 1945년 이후 전후 추상미술 사조를 이끌었던 마크 로스코, 도널드 저드, 프랭크 스텔라의 작품과 요셉 보이스 등 서양 현대미술사의 주요 작가들부터 매튜 바니, 데미언 허스트 등 동시대 작가의 최근작까지 보유ㆍ전시한다.

이외에도 연간 3~4회 다양한 기획전과 주제전, 해외교류전을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 블랙박스(Black Box)에서 선보인다. 리움측은 리움의 기획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미술의 흐름과 이면, 감성과 지성을 느낄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한남동에 위치한 리움은 주변의 국립극장, 국립중앙 박물관과 더불어 서울의 새로운 문화지형도를 구축하고 있다.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 개발로 미술 애호가를 비롯한 관람객들의 문화 휴식공간을 제공해 왔다.

삼성 미술관 관계자는 "앞으로도 우수한 한국 미술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세계 미술의 흐름을 소개하는 아시아 미술의 구심점으로서 세계를 향해 열린 예술과 문화의 발신지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미술 다각 조명 '미래의 기억들'展

삼성미술관 리움이 2년간의 침묵을 깨고 기획전 ‘미래의 기억들’을 전시를 시작했다. 오랜만의 기획전을 맞아 미술관 외벽에 프랑스 작가 로랑 그라소의 ‘Memories of the Future’ 네온사인이 깜빡인다. 이 글자들은 푸른색에서 흰색으로 점점 변하면서 과거와 미래를 가로지르는 시간개념을 나타낸 네온 설치 작품이다.

유리외벽에는 한글과 영어문장으로 만든 꽃무늬패턴을 입혔다. 카페 벽면은 가는 붓으로 그린 거대한 꽃으로 뒤덮여 있어 화사하다. 화장실엔 비누로 만든 조각상을 비치해 관람객이 비누로 사용할 수 있다. 권위적이고 고고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관람객들과 좀 더 가까워지려는 리움의 노력이 돋보인다.

이번 전시의 취지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현대미술의 다양한 양상을 조명한다는 것이다. 전시타이틀 ‘미래의 기억들’(Memories of the future)은 과거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미술의 영역을 탐구하고자 하는 현대미술을 상징한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김홍석, 권오상, 신미경, 곽선경 등 한국작가 6명과 로랑 그라소, 마이클 린 외국작가 5명이 참여했다.

전시장은 물론 미술관 전체에서 보여지는 작품들은 ‘과연 예술가의 독창성은 독창적인가, 예술작품은 영원불변하는 것인가’를 질문하며 관람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전시의 이해를 돕기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출품 작가들의 강연과 타이포그라피 작업을 응용한 체험 프로그램, 케이크 퍼포먼스를 기본으로 하는 가족 워크숍 미술관 쿠킹 클래스도 진행한다.

도슨트의 전시설명도 오전 11시, 오후 1시, 3시 열린다. 전시는 내년 2월 13일까지. 관람료는 성인기준 5000원, 상설전은 1만원, 기획전과 상설전의 패키지는 1만2000원이다. 월요일 휴관. (02)2014-6901.

▲'미래의 기억들'전 대표작인 김홍석의 '개같은 형태' /고이란 기자 photoeran@

◇대표 전시작

매끈하게 연마된 반짝거리는 표면과 귀여운 형태가 대표적인 제프 쿤스의 조각을 차용한 김홍석의 <개 같은 형태>와 <토끼 형태>는 보는 이로 하여금 실소를 자아내게 만든다.

일상적 오브제를 차용해서 만든 조각을 쓰레기 봉투, 쇼핑백 등과 같은 일상용품으로 어설프게 재현한 조각은 작품의 의미가 아닌 조각의 표면에 집중하게 하여 작품 내부에 담긴 의미를 감추어 보이지 않게 하는 불투명함을 특징으로 하는 현대조각의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전달한다.

잭슨 홍의 <땀샘>은 리처드 세라의 기념비적 구조물에 비견될 만하다. 전시장 내부에 설치된 길고 높은 벽은 다른 작품을 거의 보이지 않게 하는 훼방꾼과 같다. 그의 거대한 조각은 싸구려 향기를 내뿜는 거대한 땀샘에서 냄새를 발산하는 피부다.

그는 땀구멍이 확대되어 보이는 피부, 화장실 향분사기, 땀냄새 등을 거대한 조각으로 형상화함으로써 미술관에 전시되는 기념비적 조각 작품들을 조롱한다.

사사[44]의 조각은 호랑이해를 맞아 호랑이를 '기념'하기 위해 호랑이에 관련된 아이콘들을 모아 만든 '기념'의 의미를 차용한 '기념비적' 조각이다. 현대미술에서 모방과 복제에 근거한 차용은 이제 새로운 독창성으로 의미를 부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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