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일본 '잃어버린 10년' 또 온다

입력 2010-09-27 14:56 수정 2010-09-2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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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고ㆍ美中 경제성장 둔화ㆍ경기부양책 효과 바닥...4분기 성장률 1% 미만 그칠 듯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은 반복되는가. 지난 1990년대 장기침체에 허덕였던 일본의 경제회복이 최근 무뎌지면서 결국 ’잃어버린 20년’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전 세계 경제를 대공황 이래 최악으로 몰아넣은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촉발된 지 2년이 지났음에도 일본 경제의 침체 그늘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7일 1990년대부터 시작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장의 불황기였던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이 재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올해 3분기(7~9월)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연율 2.0~3.0%로 전기의 1.5%보다 개선되겠지만 4분기는 1.0% 미만으로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엔고와 해외 변수 등으로 경제회복이 둔화되면서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을 다시 겪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도쿄 시내 전경. (d)

특히 신문은 4분기부터는 3대 악재가 일본 경제를 강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엔화 강세와 미국과 중국 경제의 둔화, 바닥을 드러낸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의 3가지다.

그 동안은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경제 성장의 원동력인 전기와 자동차 등 수출 업계가 힘겹게 현상을 유지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전세계를 다시 뒤덮고 있는 더블딥(경기가 단기 회복 후 다시 침체) 공포와 살인적인 수준의 엔화 강세가 수출기업들의 숨통을 조이면서 일본의 성장 엔진이 꺼지고 있는 양상이다.

일본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엔고다. 미쓰비시중공업의 쓰쿠다 요시아키 상무는 "환차손만으로 판매가격에 20% 이상의 타격을 입게 된다"며 "국제 경쟁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한탄했다.

둔화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성장도 일본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부진하다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2%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다. 더불어 미국이 2007∼2009년 겪었던 경기 침체가 장기적으로 미 경제에 타격을 주어 실업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대 시장으로 급성장해온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2분기 10.3%에서 3분기는 9.3%로 후퇴했다. 중국은 4월부터 시행된 긴축 정책의 영향으로 기저효과 감소와 부동산 투자 위축, 선진국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수출 둔화로 금리인상을 포함한 본격적인 출구전략 시행 시점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

일본은 미국에 이어 중국 경제까지 정체될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자국 경제에도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도입된 대규모 경기부양책 기한이 만료되고 있다는 사실도 부담이다. 간 나오토 정부는 추가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업 심리는 이미 잔뜩 움츠러들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10월부터 일본 생산을 20% 줄이기로 하는 등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책 만료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외에 센카쿠 열도에서의 어선 충돌 사건을 계기로 깊어진 중국과의 갈등, 여전히 남아있는 유럽의 재정위기, 불안한 일본 정국 등도 일본 경제회복에 암운을 드리우는 불안재료다.

책임은 고스란히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에 돌아가고 있다.

미즈호종합연구소의 야마모토 야스오 연구원은 "정부와 일본은행의 늑장대응으로 경기 회복세가 정체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5일 일본은행은 정부와 시장의 압력에 등 떠밀려 6년 반 만에 환율 개입을 단행했다. 정부도 9000억엔(약 13조원) 규모의 추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지만 때늦은 조치였다는 지적과 함께 법인 과세 경감을 포함한 성장전략의 핵심에는 벗어났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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