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가 경쟁력”...日기업, 삼성따라하기 열풍

입력 2010-09-0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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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쟁력 확보위해 사원 어학실력 향상에 총력

일본에서 저출산 고령화로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가운데 영어실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열도의 기업들이 영어삼매경에 빠졌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9일 전했다.

일본 정부는 올 봄, 영어를 사내 공용어로 쓰고 있는 삼성전자의 ‘지역전문가제도’ 전략을 참고로 새로운 영어교육제도를 마련했을 정도.

삼성전자는 지난 1990년에 ‘세계화를 위한 현지화 기업’ 전략의 일환으로 지역전문가제도를 도입, 매년 200명 이상의 직원을 1년간 세계 각국에 파견해 현지의 관습이나 문화를 익히도록 해 국제적 감각을 지닌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 사이에서도 삼성전자의 전략을 본 딴 영어 열풍이 한창이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라쿠텐은 오는 2012년까지 영어를 사내 공용어로 만들겠다고 선언했고 저가 의류업체인 패스트리테일링도 관리직에게 국제 영어인증시험인 토익 700점을 의무적으로 취득하도록 했다.

괴짜기업으로 잘 알려진 니혼덴산도 부장으로 승진하려면 모국어 이외에 2개의 외국어를 습득해야 한다.

일본 기업들은 어학능력뿐 아니라 현지의 문화를 익히는데도 적극적이다.

일본 2위 맥주업체인 아사히맥주는 올해부터 ‘글로벌 챌린저 프로그램’을 만들어 10명의 직원을 선발해 미국 중국 호주 등 해외 거점에 연수를 보냈다.

‘사절단’이라 불리는 이들 연수생은 1년간 현지의 언어와 문화, 상도를 배우게 된다.

아사히맥주의 이즈미야 나오키 사장은 “언제까지 일본 아사히에서 근무할 수만은 없다”며 “글로벌 시대를 맞아 회사 내에 자극을 주고 싶다”고 새로운 제도를 신설한 배경을 설명했다.

도시바는 작년부터 5~20년차 직원을 대상으로 해외 특정국가의 문화와 가치관, 종교, 철학 등을 가르치는 연수제를 도입했다.

현지 문화를 잘 알고 대화를 하면 거래 성사율이 높다는 니시다 아쓰토시 회장의 경험에서 비롯된 제도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오마무라 아쓰시 컨설턴트는 “기업의 글로벌화는 어학능력만으로는 불충분하다”며 “세계가 다양한 문화와 가치관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몸으로 익히는 것이 중요하고 일본 기업이 그러한 인재를 적극 등용한다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부 기업들은 어학공부 방법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른바 ‘글로비쉬(Global+English)’.

글로비쉬는 ‘글로벌’과 ‘잉글리쉬’의 합성어로 1500개의 기본단어로 이뤄져 있다. 몇 개의 간단한 문장구조만 익히면 완벽하지는 않아도 외국인과의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증권사인 마넥스그룹의 마쓰모토 오오키 최고경영책임자(CEO)는 글로비쉬의 혜택을 톡톡히 본 사람 가운데 하나.

영어를 전혀 못했던 그는 글로비쉬 덕에 외국계 증권사에 입사해 골드만삭스에서도 근무했다며 글로비쉬를 적극 추천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기업이 한층 더 글로벌화에 다가서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의식개혁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산업능률대학은 "글로벌화가 불가피한 가운데 일본 국내에 안주하려는 기업도 있다"며 인재의 갈라파고스화를 지적하면서도 “글로벌화 과정에서 해외형 인재 쟁탈전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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