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C 소리 없이 강한 아이폰 도전자

에보 4G 인기 · 글로벌 브랜드 본격화

▲HTC '에보4G'

대만 최대 이동통신업체 HTC가 애플 아이폰의 대항마로 조용히 떠오르고 있다.

AP통신은 미국 상위 이동통신업체인 버라이즌·스프린트·T모바일 등의 무선이동통신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HTC는 광고와 휴대폰 시장에서의 마케팅을 통해 40%까지 성장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HTC는 글로벌 브랜드의 위상을 수립하기 위해 대만의 또 다른 전자업체 에이서를 롤 모델로 삼고 있다. 이 업체는 전세계 PC시장에서 2, 3위를 차지하기 위해 델과 시장 점유율 다툼을 벌이고 있다.

또 미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수년 동안 미국의 이동통신업체가 선호하는 제품을 제조해왔다.

그러나 지난 2007년부터 HTC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HTC가 처음 자체 브랜드로 단말기를 출시한 후 일부 휴대폰 얼리 어답터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

HTC는 미국의 2위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즌을 통해 ‘드로이드 인크레더블’, 티모바일 USA에서 ‘HD2’, 스프린트에서 '히어로' 등 자사 휴대폰을 공급하고 있다.

HTC는 지난 2008년 4분기 HTC는 37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3위인 애플의 뒤를 이었다.

1년 반 만에 격차는 더 벌어졌다. 애플은 840만대의 판매를 기록하며 2배의 성장을 기록한 반면 HTC는 540만대를 판매하는 데에 그쳤기 때문이다.

HTC는 그러나 올 3분기 판매량에 주목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2배 이상 증가한 65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존 왕 HTC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는 “우리는 리더 중 하나가 되고자 한다”고 향후 전망에 강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HTC는 ‘조용히 빛나는’이라는 기업 슬로건 아래 모든 이용자들의 취향을 고려한 다양한 휴대폰을 제작하고 있다. 또 애플이 온라인 스프트웨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반면 HTC는 통신업체가 음악과 어플리케이션을 제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 글로벌 인사이트 업체의 월리스 존스 애널리스트는 “이는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애플과는 차별화된 포지셔닝이다”라고 평가했다.

HTC는 올여름 미국에서 출시한 4세대 무선 데이터 통신 기능의 '에보 4G'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이 휴대폰은 스프린트 넥스텔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월리스 존스는 “이 휴대폰은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애플이 여전히 위협적인 경쟁상대이며 삼성과 노키아 등 다른 글로벌 휴대폰 제조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점에서 HTC는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HTC는 경쟁업체들과 다른 차별화 전략과 제조업체 이상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할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광고 에이전시 오길비앤마더의 조셉 파이 회장은 “HTC는 좋은 기술을 갖고 있지만 애플은 참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고안해 내고 있다”며 “HTC도 그들의 캐릭터를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HTC는 현재 대만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서 이미지 확립을 위해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며 아시아보다 런던과 뉴욕 등에서 주요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존 왕 CMO는 “사람들은 소니를 일본 기업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람들은 결국 HTC를 글로벌 브랜드로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