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2년간 7~8개 러시아 우크라이나 기업들에 대한 기업공개 심사를 엉터리로 한 사실이 밝혀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하고 이 영향으로 언제 어떤 문제가 터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1월 6일 SEC는 우크라이나 지토미르의 우크라그로가 제출한 상장 신청을 허가해 이 기업의 주식이 공개 거래되도록 했다.
문제는 이 회사는 79세의 마사지사가 유일한 직원이자 소유주로 돼 있으며 수입은 한 푼도 없고 자산은 100달러가 전부였다는 점이다. 향후 기업 활동에 대해서도 몇 개의 스파를 만들 계획이 전부였다.
그럼에도 SEC는 이 회사의 서류를 접수한 뒤 아무런 질문도 없이 8일 후 기업공개 허가를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다 이 회사는 기업공개 후 두 차례나 이름을 바꿨고 지금은 금광사업을 하는 아마로크 리소시스라는 이름으로 상장돼 있다.
주당 몇 페니에 불과했던 이 회사의 주가는 한때 2.75달러에 거래돼 시가총액이 거의 2억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현재 주가는 1.30달러다.
WSJ은 수입이나 영업활동 기록도 없고 최소한의 자산도 없는 키예프의 자전거 대여점에서부터 시베리아의 자동차 판매점에 이르기까지 SEC가 엉터리로 기업공개 허가를 내 준 곳은 7~8곳이나 된다고 전했다.
여기서 주목되는 점은 이들 회사가 모두 시애틀의 소규모 로펌 `딘 로우'를 통해 서류를 접수시켰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 SEC와 딘 로우 양측은 개별 기업에 대한 검토와 관련된 내용은 언급할 수 없다며 WSJ의 취재에 구체적 답변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이른바 유령회사로 불리는 이들 기업에 대한 SEC의 감독 행위는 많은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며 메이도프의 폰지 사기극과 같은 일이 향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