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채권은행들의 건설사 16곳을 포함 총 65개 기업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 결과가 국내 증시의 또 다른 악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기우에 그칠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평가 결과 발표가 추가 부실 확산 우려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불확실성 해소라는 측면에서 시장에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은행은 지난 25일 금융권 신용의 500억원 이상인 1985개 업체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완료하고 이중 65개사를 구조조정 대상으로 발표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사 16개사, 조선사 3개사, 해운 1개사, 여타 대기업 45개사이다.
그간 국내 증시에서는 평가 결과 발표를 앞두고 어느 기업이 'C등급', 'D등급'에 들었더라는 등 미확인 살생부가 돌면서 루머에 언급된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는 등 요동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 발표에서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명단을 발표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시장의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은 있으나, 알음알음으로 관련 기업들이 이미 시장에 알려져 있는 만큼 부정적 영향보다는 그간의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은행이 발표한 이번 결과는 시장에서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소식"이라며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시장은 오히려 좋은 쪽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구조조정 기업에 속한 상장사로서는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해당 기업을 훼손하겠다기 보다는 문제가 있는 부분들의 상처를 치료해 더 좋은 상태로 만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오히려 구조조정을 강하게 하는 것이 시장 입장에서는 더 좋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이번 결과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수준을 넘지 않았다"며 "다만 이미 관련 살생부가 시장에서 미리 돌았고 그에 따라 주가 역시 좋은쪽과 나쁜 쪽 모두 선반영 됐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결과 발표가 무조건 시장에 나쁘다라고 얘기하기는 어렵다"면서 "당장은 아프겠지만 나중에 더 올라갈 수 있는 여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언제든 터질 문제들을 먼저 다독인다는 관점에서 시장으로서는 건전해지는 쪽에 무게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