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최근 7~8년간 연속 흑자경영을 유지해 왔으나 이에 안주하지 말고 인프라 중심의 과감한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중동 등 신흥강국이 막대한 투자를 앞세워 규모의 경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최근까지 7~8년간 지속적인 흑자경영을 유지해 왔다.
특히 최근 2~3년의 경우 중국과 중동지역의 석유화학공장 신증설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기부양 정책 등으로 깜짝 실적을 이어가며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업계 관계자는 "업종의 사이클 특성상 전반적인 실적 둔화를 예상했으나 중국의 경기부양 정책 등으로 오히려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의 유례없는 호황이 주목 받은 가장 큰 이유는 오는 2013년까지 호황 래릴인 '뉴 빅 싸이클(New big cycle)'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에 석유화학기업들은 흑자경영에 따른 캐쉬카우를 기반으로 신사업에 치중, 그 기틀을 마련하거나 그룹에서 주력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장기적으로 석유화학 제품 가격 상승으로 석유화학업체들의 매출확대와 이익 확대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하지만 자칫 이같은 호황국면에 안주해 중동지역 등 후발주자의 거센 도전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우수한 제품을 갖고 판매를 하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하는 '혁신 딜레마(Innovation Dilemma)'에 빠져 있을 때 후발 주자들이 '제품 단순화와 가격 인하'라는 파괴적 혁신(Destructive Innovation)을 통해 국내 기업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과거 석유화학강국이었지만 호황기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적절히 진행되지 못하면서 자국내 자급자족하는 수준의 산업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특히 유화단지별 제품간 상호 최적화로 대형 신규 투자를 가로막았다는 분석이다.
물론 우리나라 석유화학기업의 경우 처음부터 수출을 염두해 두고 인프라를 구축했던 만큼 아직은 경쟁력이 있다.하지만 최근 중동 등 신흥강국의 막대한 투자를 앞세워 규모의 경쟁에서 현격하게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분간 전세계 석유화학제품 수요의 증가로 호황 랠리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국내 석유화학업계도 '최적화와 합리화'란 그동안의 사고에 멈추지 않고 시장에 적극 뛰어들 수 있는 과감한 투자가 병행돼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