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56년만에 16강 기적 이룬 허정무 감독

입력 2010-06-2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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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돗개'근성 리더십 빛나

▲사진=연합뉴스
허정무(55)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한국의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쾌거를 지휘하면서 그의 리더십도 주목받고 있다.

선수단을 하나로 묶으면서 세계축구의 변방에 머물렀던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명장으로 우뚝 섰기 때문이다.

허 감독의 리더십은 화합과 자율, 긍정 등 세 가지로 단어로 요약된다.

허 감독은 지난 2007년 12월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을 당시만 해도 '진돗개'라는 별명처럼 고집스럽고 일방통행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그는 또한 아시아 3차 예선을 3승3무로 마무리한 뒤 2008년 9월10일 북한과 최종예선 1차전에서 1-1로 비겨 세 경기 연속 무승부 행진으로 수비 불안과 골 결정력 부족을 드러낸 것에 대한 언론의 비난이 거세자 취재진에 불쾌한 반응을 보이는 등 '불통' 이미지도 보였다. 선수단 내에서도 다소 권위적인 모습으로 비쳤던 게 사실이다.

그러던 그가 점점 달라지기 시작했다. 화합, 자율, 긍정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갖게 됐기 때문이다.

그는 2008년 10월 아랍에미리트(UAE)와 아시아 최종예선에 '캡틴'을 맡아왔던 김남일(톰 톰스크)이 경고 누적으로 뛰지 못하게 되자 주장 완장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넘겨주면서 선수단의 자율을 강조했다.

허 감독은 박지성에게 "경기장에서는 네가 감독이다. 감독이 전달하지 못하는 부분은 주장이 대신 이끌어야 한다"며 힘을 실어줬다.

허정무 감독은 선수들과 미팅 후에는 주장 박지성을 중심으로 선수들끼리 이야기할 시간을 꼭 준다. 또 훈련 시간에도 패스 게임이나 볼 뺏기에 동참하며 항상 밝은 표정으로 선수들과 거리를 좁히려고 노력한다.

이런 변화는 이운재(수원), 안정환(다롄 스더), 김남일, 이동국 등 고참급 선수와 이승렬(FC서울), 김보경(오이타) 등 젊은 선수들이 혼합된 선수단의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

그러나 강한 카리스마를 내세운 승부수도 그가 가진 리더십의 또 다른 특징이다.

그는 주변의 반대에도 새로운 선수를 찾기 위해 계속 실험해왔고 '유럽파' 박주영(AS모나코)과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을 대표팀의 주전으로 기용하며 세대교체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그는 2010 남아공 월드컵 내내 '파주침주'(破釜沈舟.밥 지을 솥을 깨고 돌아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말로 배수진을 친 결연한 자세)라는 고사성어를 빗대어 퇴로를 차단하는 비장한 각오로 마침내 한국의 사상 첫 원정 16강의 꿈을 실현시켰다.

허정무 감독은 이번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대표팀 감독에서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필생의 업적이 될 이번 월드컵에서 그의 리더십이 얼마나 더 많은 성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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