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에어컨시장 부동의 1위인 LG전자의 자리가 위협을 받고 있다. 그 동안 에어컨시장에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지 않았던 삼성전자의 추격 기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에어컨 매출 실적은 LG전자를 거의 따라 잡았으며, 2분기 실적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해 LG전자의 에어컨시장 맹주자리를 위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 생활가전(에어컨 포함) 부문에서 매출 2조4726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2조363억원) 8.2%나 증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품목별 매출현황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면서도“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이 생활가전의 3대 품목이기 때문에 매출의 3분의 1정도를 에어컨이 차지한다”고 말해 에어컨사업에서 약 9000억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삼성전자가 생활가전 부문의 품목별 매출을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최근 삼성전자의 에어컨 사업의 상승세는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에어컨사업이 약진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에어컨시장의 성장세가 전망됨에 따라 지난해 9월 신설한 DAS(Digital Air-Solutions) 사업팀의 공격적인 투자를 꼽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에어컨을 포함한 생활가전이 주축이 된 디지털미디어 부문에 3958억원을 투자, 지난해의 1300억원을 이미 크게 상회했다. 특히 올해 안에 에어컨 생산기지를 브라질, 유럽 등 해외로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1분기 성과가 두드러진 것은‘김연아 효과’도 있었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2월 김연아 선수가 벤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솔로 부문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김연아 선수의 인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역시“지난 1분기에 에어컨 매출 증가에‘김연아 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같은 삼성전자 에어컨사업의 약진에 대해 LG전자는 아직 경쟁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판매량 차이가 줄고 있다는 것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차이가 줄고 있다고 해도 세계시장을 놓고 보면 단연코 삼성에 앞선다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상업용 에어컨 공조시스템과 미국, 유럽 등 세계시장을 포함하면 아직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큰 편”이라며“휘센의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삼성이 쉽게 앞서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