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쇼크·北 리스크]⑥유화업계 "실물경기 반응 예의 주시"

입력 2010-05-31 06:31 수정 2010-05-31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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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고환율 돌발변수…고착화 안되야"

유럽발 금융위기가 가시화되고 북(北) 리스크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석유화학사들이 하반기 경영 전략 수립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유럽발 금융위기가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 자칫 저유가·고환율 상황이 고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태가 중국의 긴축정책으로 이어질 경우 그간 중국발 수요로 호황을 누려왔던 국내 석유화학업종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가능성을 예단하기 어렵지만 환율 급등락, 저유가 등 다양한 상황을 상정하고 하반기 경영계획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에너지·GS칼텍스 등 정유사들은 유럽발 금융위기 사태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면서 실시간 상황 체크에 들어갔다. 특히 하절기 등·경유 수요 성수기와 맞물려 시장에 영향은 없는지 분석 중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하절기 등·경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데다 우리나라의 경우 등·경유 제품의 생산량이 높다"면서 "이번 사태로 북유럽 등·경유 수요가 감소할 경우 수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럽지역의 석유제품 수요 감소가 정제마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수요 감소로 인한 정제마진 악화라는 순환고리가 고착화될 경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을 수 있다"면서 "유럽발 금융위기가 실물경기 악화로 이어질지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 정유사들이 원유수입에 따라 상당수준의 외화부채를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매출의 절반 이상을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환율이 상승할 경우 환차손의 발생으로 세전이익에는 악영향을 미치나 수출가격 상승에 따라 영업이익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최근 들어 유가하락 폭이 커 외환 exposure(외환위험노출)가 줄었고 유가하락폭이 환율 상승폭보다 큰 상황인 점도 환 충격을 줄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사 한 관계자는 "유럽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될 경우 작년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면서 "환율과 유가, 수요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 시나리오별 경영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석유화학 기업들도 중국 긴축정책과 맞물릴 경우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다음달 예정된 하반기 경영전략 회의를 통해 전략 재검토에 나서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유럽 수출이 부진해지면 자연스럽게 긴축정책을 실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아울러 최근 중동 등에서 공장 증설로 공급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시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따라서 한화케미칼, 삼성토탈 등 주요 석유화학사들이 다음 달 경영전략 회의를 열 예정이다.

한화케미칼은 내달 14일 하반기 경여전략 보고회를 개최한다. 주요 사업부별 책임자들이 홍기준 사장에게 상반기 성과를 결산하고 하반기 새로운 전략과 목표를 밝히는 자리다.

삼성토탈·LG화학 등도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경영전략 회의 외에도 하반기 사업을 점검할 수 있는 확대 전략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발 금융위기가 중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해 전체적인 수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등 당초 전략을 선회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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