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가 철강사의 조선용 후판가격 인상에 대해 희소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단기적으로 영업이익률 하락이 불가피하지만 인상률이 낮은데다 장기적으로 선가 인상 및 선박 시장에서의 수요 증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현대제철 등이 오는 5월부터 후판 가격을 10% 가량 올릴 방침임에 따라 조선업계는 이에 따른 선박건조 원가구조를 긴급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통상 선박건조 비용 중 후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안팎이다. 배에는 후판 외에도 구조용 형강, 엔진 등에 들어가는 각종 주물·철강제품이 대거 쓰여 전반적인 강재 가격 상승은 선박건조 원가를 크게 높인다.
따라서 당기적으로 영업이익률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판 소비 물량이 줄긴 했지만 수익성 악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후판가격 안상률이 낮아 당분간 감내가 가능하다는 게 조선업계의 설명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판가격 인상 폭이 원자재값 상승폭보다 오히려 적다"면서 "재고물량에도 여유가 있는데다 이 정도 가격 인상폭이라면 다른 부문에서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후판가격 상승이 중장기적으로 선가 상승과 수요 증대의 신호로 볼 수 있는 만큼 꼭 불리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는 선박 계약시 건조가 들어가는 시기의 철강재 값을 예상해 산출한 비용을 놓고 선주와 협상을 하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철강재 값을 예상해 산출한 비용을 토대로 선주와 선박가격을 협상하는 만큼 후판가격 등이 오르는 시기엔 보다 유리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계 주요 선주사들이 지난해 말부터 선박발주를 앞당기고 있는 것도 후판가격 상승을 예측하고 보다 싼값에 배를 발주하기 위해서였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다만 이같은 영향은 업체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지적이다. 올해 초까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일부 업체의 경우 선수금을 받아 자금난을 해소코자 저가 수주에 나선 경우가 있는 만큼 이번 철강재 가격 상승이 직격탄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철강재가격 상승이 조선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원가상승에 따른 단기부담으로 중소형 조선사의 경우 구조조정이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