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글로벌 영토 확장 가속도

입력 2010-04-13 15:1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해외 생산 확대하고 해외지점·법인도 늘려

국내 대기업들의 글로벌 영토 확장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제조 및 서비스 기지를 수요처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사업의 무게중심을 해외에 두는 글로벌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같은 글로벌 생산망 관리를 위해 해외지점·법인 수도 늘리는 등 조직화해 나가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4대 사업 부문중 부품쪽인 반도체와 LCD를 제외하고 TV와 휴대전화 등 완제품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평판TV 글로벌 판매량은 2007년 1555만대에서 2008년 2422만대, 지난해 3077만대로 해마다 급팽창했지만 국내 생산량은 2007년 107만5000대, 2008년 104만7000대, 지난해 110만대로 제자리걸음이다.

지난해는 TV 판매량 가운데 국내 생산분 비중이 4% 미만에 불과하다. 특히 브라운관 TV는 국내 생산분이 전무한 상황이다.

휴대전화도 지난해 총판매량이 2억2700만대에 달해 불황 속에서도 전년보다 15% 이상 늘었지만 국내 생산량은 같은 기간에 6826만대에서 5409만대로 오히려 줄었다.

LG전자도 평판TV 판매량이 2008년 1300만대에서 지난해 1950만대로 급증했지만 이 회사 구미공장 생산분은 243만대에서 286만대로 느는 데 그쳤다. LG전자 관계자는 "80% 이상이 해외 생산분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올해 1억4000만대 판매가 목표인 휴대전화도 국내 생산량은 5000만 대선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종합제조업의 상징인 자동차도 해외 생산분이 국내 생산분을 넘기 시작했다.

현대자동차가 해외 공장에서 생산하는 비중은 미국 앨라배마 공장 가동을 개시한 2005년에 27.2%, 2007년 34.6%, 2008년 39.9%로 해마다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체코 공장을 준공하면서 해외 생산비율이 48.1%로, 40%대를 돌파했다.

현대차는 올해 해외공장에서 176만대, 국내공장에서 171만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이어서 연간으로도 해외 생산비중이 5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삼성과 LG, 현대차의 해외 지점과 법인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삼성·LG·현대차 등 3대 그룹의 지난해 말 기준 해외지점·법인수는 총 848개로 전년도의 811개에 비해 5% 가량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추세는 다른 해외 기업들이 해외 지점·법인을 축소할 때 이들 기업들은 오히려 넓힌 것으로 글로벌 영토를 확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그룹은 해외지점·법인이 2008년 말 472개에서 지난해 말 500개로 30개 가량 증가하면서 사상 첫 500개 고지에 안착했다.

LG그룹도 이 기간 동안 해외 지점·법인이 188개에서 193개로 늘었으며 현대차 역시 151개에서 155개로 증가했다.아울러 생산기지의 글로벌화 추세는 다른 업종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철강업체인 포스코는 지금까지 내수가 수출보다 비중이 컸고 해외 설비는 주로 자동차 등 특정산업을 겨냥한 강판가공 공장 위주였으나 해외 진출에 공을 쏟으면서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포스코가 해외에서 건설을 추진중인 일관제철소는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3곳이고 이들 공장의 준공 시 예상 조강생산량은 2000만t에 달한다.

조선업계에서는 STX조선해양의 해외 생산기지 확대가 가장 활발하다.

이 회사는 진해, 부산에 조선소가 있지만 규모의 한계를 넘기 위해 2007년 중국 다롄(大連)에 조선소(STX다롄)를 지었고, 같은 해 세계 최대 크루즈 및 해양플랜트 선사인 야커야즈를 인수해 STX유럽으로 사명을 바꿨다.

STX유럽은 지난해 매출이 5조8280억원으로, STX그룹 조선부문 내 매출에서 60%를 차지해 국내의 STX조선(4조1913억원)을 넘어섰다.

그간 정유업체로만 여겨지던 SK에너지는 해외 자원개발사업의 비중을 전략적으로 늘려 해외사업 비중이 자연스럽게 커지고 있다.

16개국, 33개 광구에서 자원개발 사업을 진행 중인 SK에너지는 원유확보 매장량을 현재의 5억2000만 배럴에서 2015년까지 10억 배럴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기업들이 시장의 확대에 따라 현지 수요와 법적 기준에 맞는 제품을 빠르게 생산해 내기위해 현지 공장을 늘리면서 글로벌 생산관리망을 갖추기 위한 해외지점·법인도 증가해 글로벌 영토를 거침없이 확장해 온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네트웍크가 앞으로 더욱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장 일각에서는 대기업의 글로벌화가 각국의 통상·규제장벽을 넘고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지만 국내에서는 일자리 감소와 투자부진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K-코인 신화 위믹스…신화와 허구 기로에 섰다 [위메이드 혁신의 민낯]
  • [르포]유주택자 대출 제한 첫 날, 한산한 창구 "은행별 대책 달라 복잡해"
  • 한국 축구대표팀, 오늘 오후 11시 월드컵 3차예선 오만전…중계 어디서?
  • 연세대 직관 패배…추석 연휴 결방 '최강야구' 강릉고 결과는?
  • 제도 시행 1년 가까워져 오는데…복수의결권 도입 기업 2곳뿐 [복수의결권 300일]
  • 불륜 고백→친권 포기서 작성까지…'이혼 예능' 범람의 진짜 문제 [이슈크래커]
  • 전기차 화재 후…75.6% "전기차 구매 망설여진다" [데이터클립]
  • “고금리 탓에 경기회복 지연”…전방위 압박받는 한은
  • 오늘의 상승종목

  • 09.10 09:31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76,837,000
    • +2.93%
    • 이더리움
    • 3,176,000
    • +1.57%
    • 비트코인 캐시
    • 433,800
    • +4.28%
    • 리플
    • 725
    • +0.83%
    • 솔라나
    • 181,000
    • +2.38%
    • 에이다
    • 462
    • -0.65%
    • 이오스
    • 665
    • +2.15%
    • 트론
    • 208
    • -0.48%
    • 스텔라루멘
    • 126
    • +2.44%
    • 비트코인에스브이
    • 62,000
    • +2.73%
    • 체인링크
    • 14,170
    • +0.57%
    • 샌드박스
    • 342
    • +3.0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