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vs 현대그룹, 현대상선 인수전 재현되나?

입력 2010-03-04 17:33 수정 2010-03-0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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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사업목적에 해운업 추가에 인수설 다시 고개

현대중공업과 현대그룹간 '현대상선'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재현될 조짐이다. 현대중공업이 최근 사업목적에 해운업을 추가하기로 하면서 한 동안 잠잠했던 현대중공업의 현대상선에 대한 인수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달 12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해상운송업, 선박대여업, 해운중개업, 해운대리점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별도 법인 형태로 진행하던 해운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로 풀이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현대상선 인수를 염두에 둔 사전 포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해운업 진출을 놓고 현대그룹과 현대상선을 떠올리는 이유는 5년전인 2006년의 기억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그해 4월 현대상선 지분 26.68%를 취득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현대상선에 대한 적대적 M&A 가능성으로 백기사를 자처했다는 게 회사측의 해명이었지만, 지분을 매입하면서 현대그룹측과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점에서 적대적 M&A 가능성을 의심받았다.

실제로 양측은 우호세력 및 지분 확보 경쟁을 벌이기도 했지만 이후 몇번의 유상증자를 통해 현대그룹측이 현대상선 지분을 확대하면서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이 별도의 법인을 설립해 해운사업을 벌일 때마다 현대상선에 대한 대한 M&A설이 심심찮게 흘러나왔고 이번에 현대중공업이 해운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키로 하면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 M&A 성사 가능성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09년 9월 현재 현대중공업은 현대상선 보통주 기준 지분율 15.3%로 현대엘리베이터(19.3%)에 이어 단일주주로는 2대주주다. 하지만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 지분(6.84%)을 더해 22.14%로 최대주주로 올라 있다.

현정은 회장의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과 우리사주(1.3%), 현정은 회장(1.8%)의 지분을 더해 2대주주로 올라 있다. 하지만 현대그룹의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케이프 포춘(7.6%) 등의 지원으로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의 지분율 차이는 약 8% 내외다.

하지만 KCC 등이 보유한 지분 4.27%를 현대중공업의 우호지분으로 끌어들일 경우에는 양측의 격차가 3~4% 내외로 줄어들게 된다.

실제로 KCC는 2003년 8월 고(故) 정몽헌 회장이 자살한 직후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한 전력이 있어 현 회장보다는 현대중공업 쪽에 더 가깝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현대그룹이 우호세력으로 분류하고 있는 케이프 포춘의 입장도 변수다. 케이프 포춘은 2006년 양측의 1차 경영권 분쟁 당시 현대그룹을 지지했지만 현재도 그런지는 불분명하다.

지난 1월 현대엘레베이터가 케이프 포춘이 갖고 있던 지분 200만주를 매입한 것은 케이프 포춘이 현대그룹의 백기사를 포기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2006년 당시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를 위해 케이프 포춘의 지분 300여만주를 취득하려 했지만 우호세력임을 확인하고 취소한 적이 있다"며 "이번 거래가 케이프 포춘이 현대그룹의 백기사를 포기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현대그룹 관계자는 "우호 지분까지 합쳐 현대그룹의 현대상선 지분율은 45%가 넘는다"며 "이 정도면 만약 M&A를 시도하는 세력이 있다고 해도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현대건설 M&A도 변수

현대중공업의 현대상선 인수전에는 현대건설 M&A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상선과 함께 현대건설이 M&A시장에 나올 때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가장 큰 기업으로 분류된다.

주목할 것은 현대건설이 현대상선 보통주의 7.22%를 보유한 대주주라는 점이다. 만약 현대중공업이 현대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현대상선 경영권도 확보할 수 있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도 현대중공업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는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그룹 경영에 참여한 이후 줄곧 현대건설 인수 의지를 밝혀 왔고, 올해 들어서는 더 구체적이고 강력한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현 회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현대건설 인수는 그룹의 미래를 위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확실한 신성장 동력"이라며 "매각이 시작될 때 차질 없이 인수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그룹 고위 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는 현대상선 외에 메이저 급 계열사가 없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지를 생각할 때 현대그룹의 적통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현대중공업 측은 현대건설 인수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고한 입장이고, 현대상선 역시 마찬가지"이라며 "올해는 현대오일뱅크 인수에 총력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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