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유가급등 · 원화강세에 수출기업 '긴장'

입력 2010-01-0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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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환경 악화…체질 강화 시급

연초부터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들썩이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8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배럴당 80달러에 육박했으며 환율은 급락해 1년 3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국내외 경제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80달러를 넘어서고 환율이 1000원 근처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기업들의 수출 환경은 더 악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수출기업들은 지난해와 같은 환율 효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체질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중동산 두바이유는 거래일 기준으로 8일째 상승세를 기록했다.5일(현지시간)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1.56달러(1.99%) 상승한 79.83달러를 기록, 80달러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다른 국제유가도 미국 경기지표 개선과 겨울철 한파에 따른 미 난방유 재고 감소 전망, 달러화 약세 등과 맞물려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81.7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9거래일 동안 연속상승한 것으로 이 기간중 WTI는 13%가 올랐다.

런던 석유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유도 80.58달러에 거래돼 이틀 연속 80달러선을 넘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미국 제조업 지표가 개선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고 미 달러화 약세로 상품시장에 투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라며 "특히 최근 겨울철 한파와 정유회사들의 낮은 가동률로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유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석유공사는 석유부문 조기경보지수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말 현재 석유부문 조기경보지수는 3.28로 '주의' 단계다. 조기경보지수가 3.5 이상 4.5 미만이면 '경계'단계로 상향조정된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조기경보지수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지난해 12월 평균가격은 전달보다 하락했지만 국제 석유공급 및 수요 부문 등 여러 요인을 감안해 결정하는 만큼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새해부터 원화 강세도 이어졌다.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4.3원 하락한 1140.5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2008년 9월22일(1140.3원)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새해 들어서만 이틀 동안 24원 급락했고 직전 고점인 23일 1183.6원에 비해서는 6거래일 만에 43.1원이나 떨어졌다.

이에 따라 수출기업들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유가급등과 원화강세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국내외 경제기관들의 공통된 전망인 것.

국내외 경제기관들은 올해 평균 국제 유가를 배럴당 75~80달러 전후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연평균 두바이유가 61.86달러보다 20달러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철용 에너지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올해 국제유가는 연평균 배럴당 74.37달러로 지난해 대비 약 2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예상보다 빠른 경제성장으로 수급 상황이 타이트해지고 투기거래 요인이 확대될 경우 국제유가는 최고 10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세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경제조사실장도 "외화 수급여건이 좋고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상대적으로 양호해 원화강세를 올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유가는 기업의 생산원가 증가로 이어지고 원화 강세는 기업들의 수익 악화로 직결된다. 기업들은 대체로 올해 환율 수준을 평균 1100원선에 맞춰 경영 계획을 짜놓았지만 지금처럼 가파른 하락이 이어진다면 가격 경쟁력에서 해외 경쟁업체들에 밀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수출 비중이 큰 완성차 업체들이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매출의 80%를 수출에 의존하는 현대·기아차는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매출액은 2000억원이 감소하는 구조다. 더구나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 기름값 인상으로 소비심리가 위축, 신차 판매에도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대책 마련에 애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환율이 100원 하락하면 3조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LG전자도 해외 매출이 80%를 차지하는 상황이어서 환율 하락 속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 시장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더 이상 지난해와 같은 고환율 효과에 의지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환율에 따른 가격경쟁력 효과만으로는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중장기 성장이 어렵다는 것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원화강세가 이어지면 지난해와 같은 기업 실적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하지만 중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인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는 체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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