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전 애인 인터뷰 "나와 결혼하리라 믿었다"

입력 2009-12-18 18:00 수정 2009-12-21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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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의 전 애인이자 캐나다 리듬체조 국가대표 출신인 권미연(22)씨가 17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했다.(사진=뉴시스)

“(이병헌이)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면, 없던 일로 하겠다.”

탤런트 이병헌(39)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는 캐나다 리듬체조 국가대표 출신 권미연(22)씨가 통신사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심경을 밝혔다. 17일 인터뷰에서 권씨는 지난해 9월 이병헌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소송 제기까지의 과정을 영어와 서툰 우리말을 섞어가며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그동안 마음고생을 심하게 한 듯 수척한 얼굴이다. 미소를 지으면서도 ‘이병헌’이라는 이름만 나오면 눈시울을 붉혔다. “결혼을 전제로 사귄 기간이 억울하고 분하다”며 이병헌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권씨는 캐나다에서 성장했다. 현지 요크대학에서 리듬체조를 전공하고 캐나다 대표선수로 활약했다. 리듬체조팀 주장이었다.

권씨는 이병헌의 결혼 유혹에 속아 잠자리를 함께 하면서 정신·육체적 피해를 입었다며 1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이어 상습도박 혐의로 이병헌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병헌 측은 “권씨 측이 이병헌을 상대로 협박 및 금품 요구를 했다”면서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무고 혐의 진정서를 제출했고, 권씨와 함께 언론에 손해배상청구 소장을 공개한 2명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다음은 권미연씨의 고백이다.

-이병헌과의 첫 만남은.

▲지난해 9월이다. 이병헌씨가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홍보를 위해 캐나다를 찾았을 때 처음 만났다. 캐나다에서 활동 중인 아는 분의 일을 도와주면서 알게 됐다. 첫 만남에서부터 나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표현했다. 티켓을 주며 영화에도 초청했다. 토론토 영화제 홍보를 마치고 뉴욕으로 간 뒤에도 계속 전화를 걸며 다가왔다. 뉴욕 일정을 마치고 다른 분들은 한국으로 향했는데 이병헌씨는 캐나다로 다시 왔다. 나를 만나기 위해서라고 했다. 당시에는 정말 날 좋아하는가 보다라는 생각을 했다.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나.

▲미국에서 캐나다로 나를 만나러 온 이병헌씨에게 ‘하룻밤 즐기러 왔다면 그냥 한국으로 가라’고 했다. 그런데 이병헌씨가 ‘너는 나에게 특별한 사람이다. 내가 뭐가 부족해서 다시 왔겠나. 네가 특별하니까 이렇게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후에 많은 지인들을 소개시켜주고, 집에도 초대하고…. 믿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약속을 잘 지켰다. 언제 전화하겠다고 하면 그 시간에 정확히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다. (리듬체조) 세계대회를 앞두고 ‘무리하지 마라, 잘해라’는 응원의 전화도 걸어왔다.

-이병헌의 초대로 한국에 온 적도 있다고 했는데.

▲지난해 10월께 어머니 계좌로 비행기티켓 구입비용을 송금하며 한국으로 와달라고 했다. 그리고 11월 한국을 방문했고, 10여일간 이병헌씨의 분당 집에서 지냈다. 이병헌씨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나를 연인으로 소개했다. 이병헌씨의 어머니, 여동생과 숙식하게 했다. 이병헌씨 친구들과 술자리도 하고 여행도 다녀왔다. 그해 12월말부터 올해 1월초까지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M호텔에서 함께 지냈다. 지난 4월에도 이병헌씨가 나를 불러 라스베이거스에서 1주일을 함께 보내기도 했다.

-모든 것을 버리고 한국행을 택한 이유.

▲이병헌씨가 가족은 물론 지인들을 소개시켜주며 결혼할 것처럼 말을 했다. 믿었다. (이병헌의 일본내 스폰서라는) A회장이 ‘한국으로 들어오면 대학도 다니게 해주겠다. 이병헌과도 잘 지내라’고 하자 이병헌씨도 ‘그게 좋겠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와라. 내가 다 알아서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병헌씨가 그동안 나에게 했던 행동과 말을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이병헌씨와 장래를 생각하며 어머니의 허락을 받아내 한국에 오게 됐다.

-20억원 협박설은.

▲이미 밝혔듯이 누가 누구를 협박했는지 모르겠다. 그것은 법정에서 밝히겠다. 모든 자료는 준비됐다.

-한국에 온 이후 생활은.

▲지난 7월 한국에 왔다. 처음에는 잠실에 있는 24평짜리 아파트에 월세로 들어갔다. 타인 명의로 1년 계약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처음에 후원을 해주겠다던 A회장이 ‘더 이상 후원해줄 수 없다’고 통보해왔다. 그리고 9월말에 쫓겨났다. 이병헌씨는 내가 한국에 들어온 이후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아파트에서 나온 후에는 이병헌씨가 다른 사람을 시켜 봉천동 다세대주택에 방을 얻어줬다. 보증금 1000만원에 월70만원짜리다. 이후에는 연락이 끊어졌다.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는다. 현재는 아는 언니 집에서 살고 있다. 봉천동은 무서워서 그냥 나왔다.

-남녀관계라는 게 만났다 헤어질 수도 있는 것인데.

▲그렇다. 하지만 헤어지는 방법이 틀렸다. 나는 헤어진 게 아니고 버림받았다. 그것도 아무 이유도 모른 채…. 무엇보다 한국말도 제대로 못하고, 문화와 풍습이 다른 곳에 혼자 방치됐다. 단지 섹스파트너였을 뿐이라는 생각에 화도 나고 막막해 잠도 안 왔다.

-연예인 지망생이라는 말도 있다.

▲나는 태권도 2단에 리듬체조까지 했다. 그러다보니 각종 영화가 스턴트로 나를 찾는다. 아르바이트 삼아 가끔 했다. 지난 6월에도 영화에 스턴트로 출연했다.

-이번 사건에 사회적 관심이 크다.

▲알고 있다. 그런데 생각 없이 말을 뱉는 분들이 많다. 자기일 아니라고 함부로 말한다. 당사자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줬으면 한다. 그 사람이 내 딸이 될 수 있고, 내 동생이 될 수도 있다. 이병헌씨의 팬들은 변함없이 이병헌씨를 사랑해주길 바란다. 하지만 나에게는 함부로 말하지 말아 달라. 이병헌씨도 힘들겠지만, 나도 많은 것을 잃었다. 지금 내가 캐나다로 떠나도 정상적으로 살 수 있겠나. 혹시 나 같이 당한 여자들이 있다면 동참해 달라.

-이병헌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나는 돈 때문에 이러지 않는다. 못 사는 집안도 아니다. 이병헌씨가 잘못했다고 하면 끝낼 수 있는데, 아무 잘못 없다고 하니까 더 화가 나고 미워진다. 오히려 이병헌씨에게 묻고 싶다. 잘 살고 있는 나를 왜 한국으로 오라고 했나. 그리고 어떻게 이렇게 내 인생을 망쳐놓을 수 있는지…. 사랑이 무섭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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