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부터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가 18일 정상회의를 마지막으로 2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그러나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 등 핵심 쟁점에 대해 구속력 있는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후세하다. 이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 견해차가 커 이를 조율해 결론을 도출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개도국 재정 지원 등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구속력 있는 합의 대신 내년 협상 타결을 위한 정치적 의지를 담은 결정문을 채택하는 정도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선언적 의미의 정치적 결단에 합의한 후 세부 추진 방안은 추후 협의를 거쳐 보완하는 방식이다.각국의 이해가 첨예하게 충돌하고 있어 이 정도 성과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실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연단에 나서 "24시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 결국 실패할 것"이라며 "이번 회의의 실패는 우리 모두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이사회 순번의장국을 맡은 스웨덴 정부도 이날 공동 명의의 성명에서 "EU는 (기후변화) 협상에 진전이 없다는 데 대해 우려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번 기후회의가 단순한 정치적 선언을 넘어서 일정 부분 성과를 도출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여전히 남아있다.
미국 측이 선진국의 개도국에 대한 지원금액을 매년 1000억달러로 상향조정하면서 그동안 강력히 반발해오던 중국 등 개도국 진영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개도국들의 모임인 G77 의장인 수단의 루뭄바 다핑은 미국의 제안에 대해 "좋은 신호로 인식하고 있다"며 "다만 여전히 (지원규모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출된 유엔 보고서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 약속이 실현되더라도 향후 10년간 지구의 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3℃ 높아져 통제할 수 없는 영역(unsustainable pathway)으로 들어설 것이라고 관측했다.
기온 상승폭이 2℃ 문턱을 넘으면 인력으로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난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