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대우건설 매각 '자신감'...시장은 '부정적'

입력 2009-12-0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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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 풋백옵션 행사 1개월 유예 최종 제안...우선협상자는 LOI 미제출로 장기전 예고

금호호아시아나그룹이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게 대우건설 풋백옵션 행사시기를 3개월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던 방안을 철회하고 1개월 유예라는 수정안을 제시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호그룹측은 대우건설 매각협상을 연내에 마무리짓겠다는 자신감의 표현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8일 채권단 등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측은 7일 사모투자펀드 등 일부 FI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고 풋백옵션 행사를 내년 1월 15일에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한달 유예를 요청한 것이다. 금호그룹과 FI간 맺은 계약에 따르면 FI들은 대우건설 주가가 3만1500원까지 오르지 않을 경우 올해 12월 15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한달간 풋백 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계약에 따라 FI가 풋백옵션을 행사하게 되면 금호그룹은 FI의 주식을 되사주고 내년 6월 15일까지 대금을 입금해야 한다.

당초 금호그룹은 지난 3일 FI측에 풋백옵션 행사시점을 최대 3월30일까지 연기해 달라는 계약서 초안을 FI들에 전달했었다.

당시 금호측은 대우건설 매각이 내년 2월말까지 완료되지 않을 경우 FI가 3월1일부터 30일까지 풋백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대다수 FI측은 풋백옵현 행사시기를 연기해 주는 것에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일부 투자사모펀드 등을 매각 실패시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FI에는 미래에셋파트너스3호와 팬지아데카, KTB사모투자펀드, 기업은행-KTB 등 4곳의 사모펀드가 포함돼 있다. 투자금액도 1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들의 경우 풋백옵션 행사 시기를 연장할 경우 투자자와 맺은 약정을 변경해야 하고 이를 어길 경우 자칫 배임으로 고발을 당할 수도 있어 대안이 없은 연장에 쉽게 동의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이에 따라 3개월 유예안보다는 계약서에 명시된 기간내에 최대한 행사시기를 늦춤으로써 난색을 보이고 있는 사모펀드의 입장도 고려하겠다는 의도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또 일각에서는 대우건설 매각 협상을 연내에 마무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매각을 위해 자베즈파트너스와 TR아메리카 컨소시엄 등 두곳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최종협상대상자를 결정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

아직까지 자베즈파트너스와 TR아메리카 컨소시엄 등 두곳의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에 큰 진전이 없지만 이들의 인수의지가 확고한 만큼 조만간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한 FI 관계자는 "금호측에서 계속해서 대우건설 매각을 낙관하면서 연말까지 주식매매계약을 성사시키겠다는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어 한달 유예안을 들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해지고 있다. 오히려 매각작업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인 자베즈파트너스와 TR아메리카 컨소시엄 모두 지난 4일까지 내기로 했던 투자확약서(LOI)를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두 곳 모두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해외 투자자 확보 여부도 불확실한데다 국내에서 전략적 투자자(SI)를 찾고 있지만 이 역시 아직까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당초 자베즈파트너스에는 아랍에미리트의 최대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을 주요 투자자로 한 일부 중동계 투자자들이 참여하고 있고, TR아메리카에는 미국의 건설사인 티시만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들 역시 투자를 확약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SI의 경우 대기업중 건설부문이 없거나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건설사를 예상해 볼 수 있지만 건설경기가 불확실한데다 가격 역시 싼 수준이 아니어서 투자에 나설 기업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안개속을 걷고 있는 대우건설 매각 협상에 매각 대상자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이나 풋백옵션 행사를 앞두고 있는 FI 모두 답답한 가슴만 쓸어내리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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