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앞두고 대기업 구조조정 가속도

입력 2009-10-30 11:37 수정 2009-10-3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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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매각 및 사재출연 등..채권단과 마찰 극복이 관건

연말이 다가오면서 국내 대기업들의 구조조정 작업이 점차 속도를 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유자산 매각과 사재출연 등 나름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관련 대기업들의 시도가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채권은행들과 해당 기업들 간의 구조조정 규모와 방식에 대한 갈등이 일부 표출되는 등 기업구조조정 작업이 원활히 진행되기 위해 넘어야할 산 역시 만만치 않아 보인다.

30일 정부와 금융권 그리고 재계 등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이달 초 첫 자산 매각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구조조정 작업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고 평가했다.

금호산업은 지난 9일 사모투자회사인 코아에프지에 서울 고속버스터미날 지분 38.74% 전량을 2704억원에 매각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업계는 당시 대우건설 풋옵션 상환자금 마련을 위한 금호의 노력이 첫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으나 필요한 자금 규모에 비해 크게 부족한 계약인 만큼 추가적인 자산 매각이 요구된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따라서 대우건설의 매각 시한까지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이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현재 지배적이다.

산업은행 구조조정과 관련해 대기업 구조조정 작업의 대표격인 한진과 동부그룹 그리고 GM대우의 구조조정 대응 방안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초 주채무계열에 대한 재무구조 중간 평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한진그룹은 이달 중 산은과 재무개선약정(MOU)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현재 월말까지도 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한 채 체결 발표가 연기된 상황.

한진그룹이 채권단과 현재 세부 내용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운송 업종 특성상 높은 부채규모와 체결 발표시 대외적 영업이미지 손실 등 여러 가지 이슈로 체결이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부그룹은 지난 19일 산은이 제시한 구조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대주주의 사재출연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이루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동부하이텍이 100% 보유하고 있는 동부메탈 지분 가운데 50%를 대주주가 3500억원을 투입해 이를 인수하고 반도체 부문의 재무 개선에 기여하는 한편 동부하이텍의 농업 부문 분사 후 매각 및 추가자산 매각으로 현재 1조9000억원 수준의 차입 규모를 4000억원 수준까지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게 주요 골자다.

업계는 이에 대주주의의 적극적인 책임 의식과 의지 표명을 통해 기업회생을 이루려는 시도는 높이 평가 받아야 마땅하나 현실적인 자구노력 실행 과정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 것인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GM대우는 산은과의 힘겨루기에 들어가면서 장기전 양상을 띠고 있어 향후 해결 방안이 쉽게 도출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점차 힘을 얻는 모습니다.

산은이 GM으로부터 장기생존 방안을 확약 받기 전 추가 지원은 없다고 밝힌 데 반해 GM측은 홀로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독자적인 생존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되는 자금으로는 GM대우가 독자적으로 위기를 돌파하기에는 부족한것으로 보여 향후 추가적인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대기업 구조조정 작업이 해당 기업과 채권단간 이견으로 예상보다 더디다는 평가를 받는 게 사실이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기업재무구조개선단 운영 연장을 계획하는 등 연말로 갈수록 구조조정 작업은 더욱 속도가 붙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채권은행들은 최근 워크아웃 대상인 C등급으로 분류된 금융권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22개 대기업 대부분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속속 확정하고 구조조정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중 채무조정안 부결로 워크아웃이 중단된 기업과 자체 정상화를 추진 중인 기업,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한 9곳을 제외하고 13개 기업의 워크아웃이 이달 중 개시될 예정이라는 게 금융당국측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당국은 자구책을 제시하지 않거나 경영정상화 약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신규 대출 중단하거나 만기도래 여신 회수하는 등의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대기업 구조조정이 속도감 있게 처리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놓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기업들이 구조조정 관련 채권단과의 세부 조율에 있어 이견을 보이는 상황이나 해당 기업들도 나름의 구조조정 작업을 위한 자구안을 속속 마련하고 있어 연말로 접어들수록 구조조정 작업은 점차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의 동부그룹이 사재출연을 통한 자체 구조조정 의지를 피력한 점이나 GM대우와 산은간 힘 겨루기 양상 속 GM대우 본사가 직접 유상증자를 통한 유동성 공급에 나서는 등 채권단과 마찰을 빚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채권단과의 마찰을 최소화하며 기업 역시 구조조정 작업을 병행해 나가야 구조조정 작업 속도가 보다 빨라질 수 있다"며 "당국 역시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을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해당 기업과 채권단간 손발이 얼마나 맞는지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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