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넘기식 미소금융 참여...관치금융 논란

입력 2009-10-23 08:50 수정 2009-10-2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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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제일등 외국계 은행 여론 비난 속 의사 밝혀

SC제일은행이 최근 정부가 추진중인 미소금융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참여의사를 밝혀 관치금융 논란이 예고된다.

국회와 금융당국에서 영업행태 등으로 비판하자 뒤늦게 마지못해 미소금융 참여하는 것은 여론회피 및 정부 눈치보기 아니냐는 지적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마이크로크레디트(저소득층에 대한 무담보대출) 사업인 미소금융에 참여할 것을 밝혔다.

앞으로 4년간 25억원 규모다. 부실정리채권기금의 반환금을 통한 잉여금 배당이 없지만 별도의 기부금 마련을 통해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SC제일은행을 시작으로 외환은행과 씨티은행도 조만간 참여할 것을 시사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다음 달 초 이사회을 열고 미소금융 참여건을 승인할 예정이고, 씨티은행은 이달 안에 승인을 거쳐 은행연합회에 통보할 방침이다.

앞서 신한금융은 약 500억원을 출연 올해 안으로 신한 미소금융재단을 설립할 예정이며 국민은행도 100억원 이상의 출연금을 자체자금으로 마련해 미소금융재단을 설립한다. 미소금융사업의 재원은 향후 10년간 2조원 규모로 조성된다.

하지만 외국계은행들이 과연 이번 미소금융에 자발적으로 참여 했는지는 의문이다.

SC제일은행의 경우 국정감사에서 높은 가산금리와 중소기업대출 의무비율 미준수, 펀드판매 몰아주기, 꺾기영업 등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참여의사를 결정했다.

정부의 눈치와 들끓는 여론을 회피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지적이다.

또 덩달아 SC제일은행이 참여의사를 밝히면서 관심사는 이제 외환은행과 씨티은행에 몰렸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눈치를 안볼 수 없는 외환은행과 씨티은행은 결국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긍정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는 식으로 따가운 여론의 시선을 피해갔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최근 국감에서 “미소금융에 대해 재계의 공감대를 끌어낼 정부의 노력이 부족하다”며 “한나라당이 ‘좌파정부’를 공격하던 방식으로 일하느냐”고 질타했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도 “재원을 재계와 은행에서 마련하는 것은 관치금융의 부활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위 출범 이후 금융회사들의 관치 체감도도 높아진 것으로 지적됐다.

민주당 신학용 의원이 최근 417개 금융회사의 대관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금융위 출범 이후 정책이 오락가락하거나 전화 또는 구두지시가 늘었다’는 답변이 75.1%에 달했다.

반면 외화채무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과 양해각서(MOU)를 위반한 은행들에 대해 주의 등에 그치는 등 엄정한 대처가 필요한 사안에는 미온적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기관들이 스스로 참여한 것이 아니라 감독기관의 권한을 남용하는 게 문제”라며 “대통령이 서민행보를 내세우니 금융 쪽에서 미소금융을 내세워 단기간에 실적을 만들려고 하는 식으로 단기 성과주의가 이같은 결과를 초래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대출이나 투자에서 간섭한 것은 없다”며 “관치금융이란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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