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대출 규제 강화에 은행들 ‘한숨’

입력 2009-10-2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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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자금 확보 성공했지만 투자처 없어 골치

은행들이 고금리 예금으로 시중자금 끌어들이기에 성공했지만,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어 고민에 빠졌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주식시장이 다시 요동치면서 고객 자금을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고금리 예금상품으로 고객을 유혹하면서 시중자금 확보에 성공했지만,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9월 말 현재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269조3423억원으로 전월(267조768억원)대비 2조2655억원 급증했다.

한 달 만에 2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린 셈이지만 문제는 자금운용이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주식시장이 조정양상을 보이면서 재투자 할 만한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또 중소기업 역시 더블딥 우려 등으로 새로운 설비투자를 주저하고 있어 신용대출도 꽉 막힌 상태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60조1000억원으로 전월보다 4184억원 감소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2007년 5월 이후 2년4개월 만이다.

중소기업 대출도 사정이 비슷하다. 기업들이 더블딥 우려 등으로 설비투자를 늘리지 않고 있어 신용대출문이 막혔는가 하면,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책을 올해 말 종료하겠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우량 중소기업들은 빌렸던 자금들을 서둘러 상환하고 있다.

더구나 은행들 역시 올해 말까지 부실채권 비율을 대폭 낮춰야 하는 상황에서 중기대출을 무작정 늘리기도 힘든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과거처럼 높은 금리를 주고 자금을 적극 조달하려는 움직임도 사라졌다.

올해 상반기 꾸준히 달러를 차입해온 은행들은 외화유동성이 풍부하다고 판단, 달러 차입을 일정 수준에서 억제해나가기로 했다. 실제로 올해 말까지 해외채권 발행을 계획한 시중은행은 단 한 곳도 없다.

이에 따라 은행들도 이자부담 늪에 빠진 모습이다. 금융위기가 한창일 때 고금리로 달러를 들여왔기 때문에 제대로 운용되지 않으면 그만큼 이자는 불어나는 것.

또 현재 은행으로 몰린 자금이 대기성 단기자금의 성격이 짙다는 것도 은행들의 우려 요인이다. 증시·부동산시장의 변동에 따라 일시에 빠져나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문턱이 막히면서 지금으로서는 차라리 기준금리가 인상되길 바라고 있다”며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불안한 경기전망에 이렇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고금리로 고객들을 끌어들여서 지금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결국 기존의 대출자들만 이자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부동산 과열에만 취중하지 말고 금융사들의 입장도 정부가 헤아려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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