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신성장동력에 알맹이(?)가 없다

입력 2009-09-22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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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 풍력 · 2차전지 등 부품·소재 국산화 비율 높여야"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태양광산업,풍력산업,2차전지 등 신성장동력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정,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신성장동력산업의 핵심부품·소재에 대한 국산화 비율이 낮아 겉모습은 '국산'이지만 핵심부품·소재 등 속은 '외국산'인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외국산 부품·소재에 대한 수입이 늦어질 경우 제품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경쟁력 악화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요·소니 등 일본 경쟁업체들을 제치고 해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2차전지(리튬이온) 분야의 핵심 부품·소재 국산화 비율은 20~60%에 불과하다.

특히 양극활물질(양극재)·음극활물질(음극재)·전해질·분리막 등 크게 4종류로 나뉘는 2차전지 핵심소재중 음극재는 국내 제조는 전무한 채 일본에서 거의 전량을 수입하고 있다.

다만 최근 2차전지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SK에너지가 분리막의 원천기술을 세계 3번째로 확보, 세계 시장의 8%를 점유하고 있으며, 소재전문기업인 엘앤에프와 에코프로가 양극재 시장의 8% 가량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현재 삼성SDI와 LG화학이 세계 2차전지 시장점유율의 2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핵심 부품·소재의 대부분을 외국산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2차전지 산업이 완성품에서만 경쟁력을 보유하고 핵심 부품·소재은 일본에 의존하는 상황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종민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부품·소재에 대한 내재화(국산화)와 기술 개발 비율이 높은 LG화학의 경우 2차전지 핵심 부품·소재별로 20~60% 가량을 내재화해 경쟁사 대비 수익성 증대 효과가 있다"고 말해 전반적으로 2차전지 회사의 국산화 비율이 낮다는 것을 반증했다.

반면 2차전지 핵심 부품·소재 시장에서 일본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70%에 육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풍력 및 태양광 산업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핵심 부품·소재 국산화 비율도 낮다는 지적이다. 특히 그동안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시스템 개발 등 연구개발(R&D)에 투자비가 집중되면서 기초가 돼야 할 부품·소재분야 원천기술 개발이 늦어지면서 국산화 비율이 낮다는 것이다.

실제로 풍력터빈의 핵심 부품·소재 중 하나인 블레이드(날개)는 풍력터빈 전체 구성품의 22%를 차지하지만 그동안 자체 생산기술이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들어서야 국내 전용 생산공장이 설립, 국산화되기 시작했다.

블레이드 이외의 풍력발전의 핵심 부품·소재인 메인베어링, 피치(Pitch), 요시스템 (Yaw System) 등도 국산품 개발이 1% 미만으로 전무한 상태다.

풍력업계 관계자는 "정부 발표에 따르면 풍력발전의 핵심인 풍력터빈 국산화비율이 97%에 육박하고 있다고 하지만 핵심 부품·소재 시장의 현실을 감안하면 실제 국산화비율은 50%를 밑돈다"고 설명했다.

태양광산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정태근 한나라당 의원에 따르면 현재 1㎿ 이상 상업운영을 시작한 국내 태양광발전소 60개소 가운대 핵심 부품·소재인 모튤과 인버터를 수입산으로 사용하고 있는 곳은 각각 48개소, 59개소로 국산화비율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00㎾ 이하 소용량 발전소와 태양광 보급사업에서 태양광 모튤의 국산화 비율이 30~50% 가량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그러나 핵심 부품·소재 현황 조차 파악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각 기업마다 부품·소재 국산화비율을 영업비밀로 다뤄 통계 확보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핵심 부품·소재의 경우 국내 중소기업과 연계, 개발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 자칫 경쟁기업에 거래선을 빼앗길 수 있는 등 부작용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성장동력 산업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핵심 부품·소재 산업에 대한 투자도 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2차전지 등 완제품과 부품·소재의 불일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신성장동력 산업의 주도권을 다시 빼앗길 수 밖에 없다"며 "특히 핵심 부품·소재에 대한 장기 투자를 소홀히 하면 원소재 종속국으로 전략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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