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매물 넘쳐나는 M&A시장 '개점 휴업'

입력 2009-09-07 09:59 수정 2009-09-0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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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일정 조차 잡지 못한채 대기업 인수 참여설 등 소문만 무성

국내 경기의 빠른 회복세 등으로 기업 인수·합병(M&A)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소문만 무성한 채 실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우건설, 대우인터내셔널 등 대형 매물에 대한 연내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일부 대기업의 인수 참여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매각일정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조차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매물은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됐지만 이후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한 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위기 회복과 함께 국내 기업M&A시장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면서 대우건설, 쌍용차 등 대형 매물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부 대기업의 인수 참여설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공식 출범, 대우인터내셔널에 대한 연내 매각 가능성이 커지면서 포스코·롯데 등 대기업집단들간 물밑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대기업집단의 인수설만 무성한 채 그 실체는 잡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재무약정을 통해 매각키로 한 대우건설의 경우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이 지난달 50여곳에 투자안내서(티저레터)를 발송했으나 오는 10월 입찰을 실시한다는 큰 틀만 확정한 채 구체적인 매각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는 대우건설 자산 실사를 진행했던 삼일회계법인의 평가 결과에 금호그룹과 산업은행 양측이 극명한 입장차이를 보였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의 기업가치가 현재 주가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오자, 금호 측이 가치책정에 문제가 있다며 재평가를 실시하자고 주장한 반면 산은은 특별한 흠이 없으므로 이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외국계 사모투자펀드(PEF) 뿐만 아니라 포스코, 롯데, LG, 현대중공업 등이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금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우인터내셔널도 구체적인 매각일정 등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포스코, 롯데, GS 등이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면서 물밑 정보전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한 포럼에 참석한 이철휘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이 대우인터내셔널을 연내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과잉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등 이상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M&A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 대우인터내셔널 등 대형 매물에 대해 포스코, 롯데 등 일부 기업들의 인수설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시장의 기대감일 뿐 매각일정 조차 나오지 않아 구체화되는 것이 없다"면서 "특히 언급되고 있는 대기업중 일부를 제외하면 인수에 나설 재무적 여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쌍용차 역시도 3~4곳이 인수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브랜드 가치와 노동생산성, 기술력중 어느 것도 비교 우위가 없어 실제 인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이와 함께 당초 경기회복 기대심리 상승과 함께 상대적으로 매각 진행이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됐던 매각대금 1조원 미만의 중형 규모의 M&A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돼 실사 등을 마쳤거나 앞둔 채 뚜렷한 매각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금호생명 매각의 경우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칸서스자산운용'이 재무적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실상 인수작업이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인수자금 모집에서 은행, 연기금 등 국내 투자자들이 기업가치 하락, 지분인수 조건 등의 문제로 참여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유찰됐던 현대종합상사도 시장에 현대중공업,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BNG스틸 등 4~5개 기업들이 인수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M&A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M&A업계 관계자는 "올해 2분기 이후 기업들의 경기회복 기미가 보이면서 인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1조원 미만의 기업M&A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장의 기대감과 달리 기업들이 신중한 자세를 보이면서 매각일정을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우선협상자가 선정된 일부 M&A 조차 더딘 것은 예측할 수 없는 현 시장 상황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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