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판매사들의 '계열사 밀어주기'가 잦아든 모습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여전히 계열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의 판매 비중을 늘리고 있지만, 계열사 펀드의 판매비중이 특히 높았던 증권사들은 오히려 그 비중을 줄이고 있어 궁극적으로는 펀드 판매 시장의 건전화가 기대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계열 운용사가 있는 19개 증권사 가운데 올 들어서 9개 증권사만 계열사 펀드판매 비중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몇몇 증권사는 사모펀드나 법인 머니마켓펀드(MMF)의 판매 등으로 일시적인 비중증가를 기록, 실제적으로 증권사의 계열운용사 편애는 과거대비 줄어든 모습이다.
회사별로는 KB투자증권, 교보증권, 굿모닝신한증권, 삼성증권, 신영증권, 우리투자증권, 흥국증권의 계열사 판매비중이 올해 들어 증가했다.
KB투자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은 작년말 대비 계열운용사 펀드판매 비중이 각각 31.82%p, 16.68%p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시적인 증가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KB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 4월 국민은행의 요청으로 KB자산운용이 사모 채권형펀드를 설정했는데, KB투자증권이 판매사가 되어 일시적으로 6000억원 정도 펀드 판매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관계자는 "증시회복으로 Tops밸류나 봉쥬르차이나 펀드 등의 수익률이 좋아지면서 해당 펀드들의 펀드판매가 늘었다"며 "또한 상반기 동안 법인 MMF 자금이 늘어나면서 계열사 판매비중이 급증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2월 기준 BNP MMF잔고는 1800억원인데 반해 올해 6월말 기준 잔고는 4800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 증권사들의 경우 계열사 펀드 판매비중이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한편, 계열 운용사의 펀드판매 비중을 줄인 증권사들도 눈에 띈다. 지난해 말대비 올 6월말 현재 계열사의 펀드판매 비중을 가장 낮춘 증권사는 하나대투증권이다.
하나대투증권은 하나UBS자산운용 펀드의 판매 비중을 7.63%p 낮췄으며 대우증권과 유진투자증권도 각각 산은자산운용과 유진자산운용의 펀드 판매 비중을 5%p 넘게 줄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펀드 판매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판매사들도 계열운용사 펀드의 '묻지마 추천' 보다는 고객 포트폴리오에 따른 펀드 추천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의 경우 펀드판매사 선택에 있어 계열사 대표 펀드의 과거 수익률보다는 상품의 라인업과 펀드판매 사후관리가 잘되고 있는지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