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시진핑, 이시바에 “일본 역사ㆍ대만 문제 제대로 처리 바란다”

입력 2024-11-1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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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정상 첫 만남…전략적 호혜 관계 재확인
중ㆍ일 정상회담, APEC 정상회의 계기로 1년 만에 성사
“중국 군사 활동 매우 우려ㆍ재중 일본인 안전 강화 촉구”

▲15일(현지시간) 페루에서 성사된 중ㆍ일 정상회담에 앞서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리마/교도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페루에서 성사된 중ㆍ일 정상회담에 앞서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리마/교도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5일(현지시간) 이뤄진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발전적 관계에 뜻을 함께하면서도 날 선 대립각을 세웠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ㆍ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두 정상은 이날 페루 리마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35분가량 별도 회담을 진행했다. 두 정상은 이 자리에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전략적 호혜 관계’에 기반해 포괄적인 협력을 추진한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중국과 일본은 최근 몇 달 동안 여러 협의 회담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며 긴장된 관계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높였다. 앞서 양국은 동중국해에 위치한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영유권 대립, 무역 갈등,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 이로 인한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단 등 여러 이슈로 최근 수년간 대립해 왔다.

시 주석은 회담 직전에 “이시바 총리와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며, 중ㆍ일 관계를 올바른 궤도에 올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제 정세가 변화와 혼란이 뒤섞인 가운데, 중ㆍ일 관계는 개선과 발전의 중요한 시점에 접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과 중국 사이에는 발전을 위한 큰 가능성이 열려 있는 동시에, 많은 과제와 현안이 존재한다”면서 “정상급을 포함한 모든 수준에서 폭넓은 분야의 소통을 한층 더 강화하며, 과제와 현안을 줄이고 협력과 연계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발표했다.

또 두 정상은 중국이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를 단계적으로 진행해 나간다는 9월 합의를 꾸준히 이행할 것이라는 방침을 재천명했다.

회담에서는 현안에 대해 집중 논의가 이뤄졌다. 시 주석은 “일본이 역사와 대만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는 제국주의 시대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행위에 대한 일본의 반성 부족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일본이 중국과의 국교 정상화 이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했지만, 대만을 ‘중요한 파트너’로 간주하며, 경제·문화·인적 교류를 강화한 데 대해 불편한 시각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시 주석은 “두 국가가 글로벌 자유무역 체제를 수호하고 안정적이고 원활한 생산 및 공급망을 유지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미국이 탈중국 공급망 구축을 위한 공세를 벌이는 가운데 친미 기조인 일본에 경계감을 표명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의 불투명한 군사 활동 강화와 동·남중국해에서의 해양 진출에 대해 이전부터 문제를 제기해 온 이시바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중국 군대의 활발한 활동과 관련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다는 뜻을 시 주석에 전달했다. 일본 정부는 8월에는 중국 군용기가 사상 처음으로 자국 영공을 침범하자 강력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시바 총리는 또 중국 내 일본 국민의 안전 조치 강화를 주문했다. 앞서 9월 중국 선전에서 10세 일본 남학생이 칼에 찔려 사망했고, 6월에는 일본인 어머니와 아이를 괴한으로부터 보호하려던 중국인 여성이 칼에 찔려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아울러 이시바 총리는 시 주석에게 중국에서 간첩혐의로 구금된 일본인 5명을 석방하라고 요청했다.

두 정상의 만남을 계기로 중·일 교류는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시바 총리는 회담 후 정상급을 포함해 고위급 소통과 교류를 촉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양국 간 고위급 교류는 외무장관 및 국가안보 책임자 간의 회담으로 점차 재개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내년 일본에서 열릴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리창 중국 총리의 일본 방문이 조율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시바 총리는 자신의 중국 방문 가능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정상 간 교류와 회담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기회는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달 취임한 이시바 총리가 시 주석과 회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ㆍ일 정상회담 기준으로는 지난해 11월 기시다 후미오 당시 일본 총리와 시 주석 회담 이후 1년 만이다.

일본 총리의 중국 방문은 2019년 고(故)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한·중·일 정상회담 참석차 방문한 이후 중단된 상태다. 시 주석의 일본 방문 역시 2019년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편 NHK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일본이 2031년에 APEC 포럼을 개최하기 위해 입찰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은 한국이 APEC 포럼 개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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