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운대부터 서울역까지” 서울 역세권 개발사업 ‘탄력’… 난개발 우려는 ‘숙제’

입력 2024-11-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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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 복합용지 조감도 (자료제공=HDC현대산업개발)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 복합용지 조감도 (자료제공=HDC현대산업개발)
십여 년 간 밑그림을 그려온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과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이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간다. 서울 교통 허브에 양질의 주택공급과 대규모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만큼 지역 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다만 전체적인 공간 구조의 고려 없는 복합·고밀 개발은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에 착공했다. 2009년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된 이후 15년 만이다. 서울 지하철 1호선 광운대역과 1·6호선 석계역 사이 위치한 대규모 철도시설 용지에 주거·업무시설과 쇼핑몰, 호텔 등을 복합 조성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는 4조5000억 원이다. 2028년 하반기 준공이 목표다.

시행과 시공 모두 HDC현대산업개발이 진행한다. 약 7만7586㎡ 용지에는 최고 49층 높이, 8개 동, 총 3032가구 규모의 공동주택 ‘서울원아이파크’가 들어선다. 이 중 2개 실버주택 ‘프리미엄 웰니스 레지던스’로 지어질 예정이다. 공동주택은 이달, 실버주택은 내년 상반기에 분양이 각각 예정돼 있다.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는 “과거와 같은 일회성 시공 사업을 넘어 개발과 운영을 통해서 지속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로 진화하겠다”며 "수도권 특화도시개발에 집중해 기존 사업을 성장시키는 동시에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담은 도심 복합개발을 추진할 것”이라며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 정면 조감도 (자료제공=한화 건설부문)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 정면 조감도 (자료제공=한화 건설부문)

한화 건설부문도 이달 중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의 첫 삽을 뜰 전망이다. 최근 2조1050억 원 규모의 본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전환을 마친 데 이어 관련 인허가도 마무리했다. 한화 계열사로 이뤄진 한화 컨소시엄은 2021년 서울시와 공공기여 사전협상을 완료하고 개발 계획안을 확정한 바 있다.

서울 중구 봉래동2가 일원에 마이스(MICE, 대규모 컨벤션·전시공간) 시설과 오피스, 호텔, 오피스텔 등이 결합한 대규모 복합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연면적 약 34만㎡에 지하 6층~최고 지상 39층 규모의 건물 5개 동이 들어선다. 준공은 2029년으로 예정돼 있다.

한화 컨소시엄은 준공 후 매각을 통해 투자비를 회수하기보다 보유 자산으로 두고 운영하기로 했다. 높은 자산가치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보인다.

은평구 또한 수색역세권 개발사업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경의·중앙선 수색역과 지하철 6호선, 공항철도 등 세 개 노선이 지나는 DMC역 인근 46만㎡ 부지에 대형 상업시설, 컨벤션, 업무 공간과 공원, 문화예술 공간 등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2014년 서울시가 ‘수색역세권 개발 가이드’를 수립한 이후 구역별 개발방향과 도시관리계획안 수립 등이 진행됐다. 올 4월 국토교통부는 코레일을 철도건설사업 사업시행자로 지정, 전략환경영향평가 진행과 동시에 기본계획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12월 서울시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결정되면 사업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구역별 행정절차가 많아 사업 진행이 더딘 것처럼 보이지만 단계별로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내 역세권 개발사업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울시가 직장·주거 근접 콤팩트시티를 늘리기 위해 역세권 활성화 사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어서다. 역세권 활성화 사업은 역세권 350m 내 1500~1만㎡ 부지의 고밀·복합개발 시 용도지역 상향 등을 통해 용적률을 늘려주는 제도로 2019년 최초 도입됐다.

지난해 8월과 올 초 사업대상을 확대하고 복합용도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운영 기준이 개정됐다. 대상지 기준이 기존 역세권 250m 이내에서 350m 이내(지역 중심 이상) 또는 간선도로변(노선형 상업지역)으로 변경됐다. 용도지역 변경의 경우 원칙적으로 2단계까지 상향할 수 있다. 입지특성을 충족하고 총 용적률의 50% 이상을 업무시설로 채우는 경우 최대 4단계까지 변경이 가능하다.

수요가 몰리는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주택공급을 늘려 직주근접을 실현한다는 점에서 역세권 개발사업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상대적으로 덜 개발됐거나 침체한 지역을 활성화해 지역균형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서민호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시 내 역세권은 인구구조 변화나 지속적인 철도망 확대 수요 등으로 인해 발전 잠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역세권 개발사업 확대가 난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가용 토지는 한정돼 있는데 과도한 용적률 혜택을 주다 보면 도시 미관을 해치거나 오히려 주거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내영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각 역세권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특성을 바탕으로 유형별 사업화 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며 “역세권 주변에 공급하려는 공공임대주택과 저렴한 주택의 적정한 수요를 산정해 단계별 공급계획을 수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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