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출범 후 첫 분기 흑자…리밸런싱으로 체질개선 속도

입력 2024-11-0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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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출범 이후 3년 만의 첫 분기 흑자 달성
AMPC 축소에도 전사적 원가 절감 노력 결과
SKTIㆍSK엔텀 합병 효과로 재무 개선 기대

▲SK서린사옥 (사진제공=SK)
▲SK서린사옥 (사진제공=SK)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 SK온이 11분기 연속 적자 고리를 끊어냈다. 미국 대선 등 대외 불확실성과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전사적 원가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했다.

1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에 이어 내년 2월 SK엔텀 합병까지 모두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흑자 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4일 SK온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4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21년 10월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분사한 이후 첫 분기 흑자다.

3분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는 608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510억 원 줄었다. 고객사 차량 리콜과 일시 생산 중단의 영향으로 판매량이 감소한 탓이다.

AMPC 축소와 전기차 캐즘 장기화에도 SK온이 흑자를 낸 건 주목할 만한 성과다. 헝가리 공장의 초기 램프업(생산량 확대) 비용이 감소한 데다, 전사적 원가 절감 활동 등이 수익성 개선에 주효했다.

SK온은 공격적인 해외 거점 확보로 양적 성장은 이뤘지만, 낮은 수율(전체 생산품 중 정상 제품 비율)이 발목을 잡았다. 대규모 투자로 재무 부담이 커졌지만 좀처럼 수익성이 올라오지 못했다.

그러나 주요 공장의 수율이 상반기 90%대까지 오르면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2분기 상업 가동을 시작한 헝가리 3공장의 비용 부담이 빠르게 안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속적인 원가 절감에도 나설 계획이다. 우선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에 따라 투자 규모를 줄인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포드와 합작한 블루오벌SK와 현대차 합작법인(JV) 등 주요 투자가 연내 집행됨에 따라 내년 이후 설비투자 금액은 대폭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루오벌SK 프로젝트의 3개 공장 중 켄터키 1공장과 테네시 공장은 예정대로 내년 가동하고, 켄터키 2공장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양산(SOP) 시점을 연기한다. 조지아주 현대차 합작 공장은 내년 연말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지만 각 사 전략에 따라 가동 시점이 바뀔 가능성을 남겼다.

캐즘도 끝이 보인다. 김 CFO는 “당초 예상보다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으나 4분기에는 고객사의 북미 신규 완성차 공장이 가동되고, 내년 상반기 신차 출시 준비 등의 영향으로 판매량이 소폭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그룹의 리밸런싱(사업 재편)도 실적 안정화에 힘을 보탠다. SK온은 1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과 합병을 완료했고, 내년 2월에는 SK엔텀과의 합병도 예정돼 있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SK온은 매년 5000억 원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추가 확보한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7조6570억 원, 영업손실 4233억 원으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정제마진 하락 및 주요 화학 제품 스프레드 축소로 석유(-6166억 원)와 화학(-144억 원) 사업이 부진하며 적자가 불가피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리밸런싱의 일환으로 1일 SK E&S와 합병했다. SK E&S의 액화천연가스(LNG) 등 사업 시너지와 탄탄한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빠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향후 시너지 창출 가속화 등을 통해 주주환원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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