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의 과매도로 박스피(박스권 코스피)가 이어지는 가운데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 출시가 수급 전환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밸류업 지수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밸류업 지수를 기반으로 한 ETF 12종목과 ETN(상장지수증권) 1종목이 4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다.
이날 KB증권은 "10월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0.79%의 월간 수익률을 기록하며 코스피 지수의 수익률 (-1.43%)을 소폭 웃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9월 24일 한국거래소는 정부의 기업 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 지원을 위해 자본 효율성, 주주가치 제고 성과 등의 질적 지표를 반영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와 100개 편입 종목을 발표했다.
수익률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100개 기업 중 코스피 대형주에 해당하는 33개 기업의 평균 수익률이 0.65%로 가장 좋았다.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역시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 내 코스피 대형주로 크게 쏠린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은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 내 코스닥 대형주로 쏠렸다.
밸류업 ETF 12개 종목은 지수 움직임을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9종목과 펀드매니저가 직접 종목을 선택해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는 액티브 3종목으로 구성된다. ETN은 1종목이다. ETF와 ETN을 포함한 상장지수상품(ETP)의 총 상장 규모는 5110억 원이다. 이는 일본의 밸류업 지수인 ‘JPX 프라임 150’을 추종하는 ETF 2종의 초기 설정액(184억 원)을 웃도는 규모다.
밸류업 지수 기반의 밸류업 펀드 또한 출시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 등 증권 유관기관은 지난달 31일 기업 밸류업 펀드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밸류업 펀드는 증권 유관기관이 1000억 원을 출자하고, 이후 민간자금을 더해 총 2000억 원 이상 규모로 조성된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다만 벤치마크로 삼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면, 밸류업 ETF출시 이후 자금이 의외로 강하게 유입되지 않았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이는 ‘밸류업 테마’성 상승 모멘텀이 ETF 구성 종목의 주가에 선반영 되었기 때문"이라며 "밸류업 ETF 상장 직후 초기 자금 흐름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