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 톡!] 직원의 ‘소확횡’, 징계는?

입력 2024-11-03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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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화 J&L인사노무컨설팅 대표·공인노무사

# 소규모 업체 대표 H는 최근 고민이 생겼다. 회사에서 아침마다 직원들을 위해 김밥이나 샌드위치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 업무를 담당한 직원 K씨가 여러 개씩 챙겨가는 것을 목격하고,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그 뒤로도 살펴보니 매일 아침 가득 챙겨서 가방 속에 넣어가는 것이었다. 직원을 위해 제공한 것은 맞는데, 이걸 많이 가져간다고 지적하자니 민망하고, 안할 수도 없어 아예 이 제도를 없애버릴 생각까지 이르렀다.

# 또 다른 회사 대표 Y는 근무일이 아닌 일요일마다 자발적으로 출근하는 L씨 때문에 월요일 아침마다 짜증이 올라온다고 한다. 사내 탕비실에 초콜릿과 사탕류가 비어 있고 초과 근무자들을 위해 제공하는 컵라면이나 햇반도 많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대표들의 말을 빌리자면, 직원들의 ‘소확횡’(소소하지만 확실한 횡령)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이라는 것이다. 징계 사유가 되는지, 징계 양정은 어느 정도일지가 요지다.

징계는 기업의 질서 유지와 복무규율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사용자가 비위행위라고 인정한 근로자의 행위에 대한 제재(制裁)이다. 그 조치로는 일반적으로 견책, 경고, 감봉, 정직, 해고 등이 있다.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는 양정 부분인데, 신중하게 결정해야 정당한 징계처분으로 인정된다.

버스요금 2400원을 횡령하여 해고처분을 받았던 버스기사의 경우 노동위원회부터 법원까지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대법원에서도 ‘운송수입금 중 일부를 횡령한 것은 그 액수의 다과를 불문하고 운송수입금을 관리하는 기사가 회사에 전액 납부할 것이라는 신뢰를 위반한 행위’라며 ‘정당한 해고’라고 판시했다.

이와 달리 최근 자동차 판매회사가 고객 사은품으로 제공되는 머그잔 세트를 무단으로 챙겼다는 이유로 직원을 해고한 사례에서 법원은 양정과다를 이유로 ‘부당해고’라고 판단했다.

H와 Y는 직원의 행위에 대해 징계할 수 있을까? 회사의 물건을 회사 밖으로 반출한 것이라면, 그 양과 횟수, 시간대 등에 대한 채증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동시에 회사의 취업규칙상 복무지침과 징계사유, 징계절차 등의 확인이 징계 절차를 밟기 전에 준비해야 할 사항이다. 회사의 물건 반출은 형법상 절도죄가 될 수 있다.

장정화 J&L인사노무컨설팅 대표·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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